[인터뷰]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보호무역 활성화 우회 비판하면서
"美·中 사이 생산·공급 신중히 관리"
"전기차 강제 전환, 시장붕괴 등 초래"
"충성 고객층 있는 韓 중요한 시장"
보호무역 활성화 우회 비판하면서
"美·中 사이 생산·공급 신중히 관리"
"전기차 강제 전환, 시장붕괴 등 초래"
"충성 고객층 있는 韓 중요한 시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체제 이후 각국별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이 활성화되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지난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지속된 시장개방이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었다고 거듭 언급했다.
일련의 보호무역 강화현상에 대응을 위해 칼레니우스 회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생산거점과 공급망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기차가 '미래'임을 강조하면서도 오는 2035년까지 유럽연합(EU) 25개국이 100% 전기차로 전환할 수 없다고 단언, 전기차 전환을 강제할 경우 시장 붕괴와 경기침체, 탈탄소화 지연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칼레니우스 회장은 "지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특정 기술 분야에서의 투자가 멈추게 되고 그 투자는 중국으로 간다"고 지적, 내연기관차와의 공존 속에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 낙관적, 공급망 관리 신중"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독일 뮌헨 메세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 프레스데이 도중 본지 등 한국 언론 3사를 포함한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트럼프 체제에서 무역갈등과 관세 이슈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에서 거대한 시장을 가진 벤츠의 대응 방향에 대해 칼레니우스 회장은 "약 30년간 세계화가 끊임없이 진전되며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이 이뤄졌고, 이는 GDP(국내총생산) 성장을 이끌었다"면서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이끌어 오면서 저희도 그로 인해 큰 혜택을 보았고, 글로벌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20년 전부터 해외에 진출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입지를 확보한 벤츠의 특성을 강조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제는 일정 수준의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등장해 '지역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생산거점과 공급망을 그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칼레니우스 회장은 아시아에서 벤츠에 두번째로 큰 한국 시장을 언급하면서 "지난 수십년간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이어지며 한국은 GDP가 성장했고 많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고 지적, 자유무역 체제의 효과를 부각시켰다.
이어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은 저희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중국이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긴 하지만 한국에는 매우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있어 보다 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IAA 2025 서밋에 중국 브랜드들이 상당한 규모로 참가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중국 경쟁사들과의 경쟁 방향에 대해 칼레니우스 회장은 "왜 중국이 우리의 최대 시장이 되었을까. 우리가 그곳에 들어가 기회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업과 기업가적 사고의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라며 개의치 않음을 전했다.
■"전기차는 미래, 우리가 투자 안하면 中에 투자돼"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유럽 자동차 제조사협회 회장으로서도 언급, 2035년까지 100% 전기차 전환을 강제한다면 시장붕괴와 경기침체, 탈탄소화 지연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칼레니우스 회장은 절대적인 규제보다 인프라 투자·인센티브·유연성을 기반으로 한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급망 협력과 파트너십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에 공감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동화는 매달 성장하고 있으며, 협력은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라면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을 밝혔다.
여전히 내연기관차 비중을 크게 끌어내리지 못했으나 전기차로의 과감한 투자와 인센티브 제공 정책이 친환경의 길임을 칼레니우스 회장은 강조했다.
향후 10년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공존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9년은 너무 짧다. 신차 한 세대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제대로 투자가 안 될 경우 중국으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hjkim0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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