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두나무 대표 UDC 연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금융주권의 핵심인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과 현실 금융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라면서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로 K-금융의 글로벌 진출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 액트)이 마련되는 등 법제도가 정비됐고, 중남미 주요 국가들이 해외 송금 수단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돈의 신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오 대표 설명이다. 이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다.
오 대표는 "멕시코 가상자산 거래소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멕시코로 가는 비상업적 송금 87조원 중에서 10% 가량을 가상자산 거래소가 처리한다"며 "수년간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고통 받은 아르헨티나에서도 많은 사람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지갑에 담아 결제 및 투자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4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99%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오 대표는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면 각국의 통화 주권이 위협받는다"며 "단순히 화폐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과 금융서비스 전체가 바뀌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오 대표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핵심을 거래소 유통 역량으로 분석했다. 그는 "대형 거래소가 유통을 담당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시총이 최대 230조원에 이르지만, 더욱 많은 고객을 보유한 글로벌 결제 핀테크 업체가 출시한 스테이블코인은 시총이 1조6000억원에 그쳤다"며 거래소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업비트는 지난해 현물거래 금액 1740조원으로 국내 1위이자 글로벌 톱4 수준 거래량을 기록했고, 누적가입자 1200만명과 초당 2만건 거래 체결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업비트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한다면 한국 금융이 아시아를 거쳐 글로벌로 진출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두나무는 자체 웹3 인프라 브랜드인 '기와'(GIWA)도 공개했다. 오 대표는 "'기와 체인'과 '기와 월렛'을 통해 누구나 쓸 수 있는 쉽고 가까운 웹3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면서 "특히 기와 체인과 통합된 지갑(월렛)인 기아 월렛은 이용자가 직접 관리하면서 가상자산을 보관, 송금,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와 체인은 테스트 단계이고 기와 월렛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 앞서 두나무가 네이버페이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발행 주체와 협업 형태 등이 구체화되면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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