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체 윤곽선에 서명도 있어
백악관 "엡스타인 의혹과 무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 자체를 부정했던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외설 편지'가 8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국 백악관은 편지 공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백악관 "엡스타인 의혹과 무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는 제프리 엡스타인의 유산 공동집행인 변호사들이 제공했다면서 엡스타인의 '생일책'에 실린 트럼프의 편지를 공개했다. 생일책은 생일 당사자가 받은 축하 편지 등을 모아 책으로 묶은 것이다.
문제의 편지에는 여성 나체의 윤곽선과 함께 '제프리'와 '도널드'가 대화하는 방식의 짧은 문장들이 포함되었다.
엡스타인은 미국 유명 투자 자문사의 사장으로 미성년자 성착취 및 성매매 주선 혐의 등으로 체포되어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지 정가에서는 엡스타인이 정·재계 유명 인사들에게 성상납을 주도했으며, 관계자 명단이 포함된 수사 기록(엡스타인 파일)이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WSJ는 지난 7월 보도에서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고, 그가 2003년 엡스타인의 50세 생일 당시 엡스타인에게 외설 편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보도 직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WSJ는 엡스타인에게 보냈다는 가짜 편지를 인쇄했다. 이건 내 말이 아니고, 내가 말하는 방식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같은달 WSJ를 상대로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WSJ은 외설 편지가 포함된 엡스타인의 생일책에 트럼프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20명의 이름이 '친구들'이라는 항목으로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이번 편지 공개와 관련해 "대통령은 엡스타인 관련 의혹의 메모에 서명하거나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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