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관위, 10월 4일 투표 일정 결정
당원 의견 수렴하는 '기본 방식' 채택..이례적
당원 의견 수렴하는 '기본 방식' 채택..이례적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집권 자민당이 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 후임자를 뽑는 선거를 내달 4일 실시하기로 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차기 총재 선거 일정을 '9월 22일 고시, 10월 4일 투표'로 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22일 공식 선거전이 시작되고 내달 4일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투표를 통해 새 총재가 선출된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보통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따라서 자민당 총재 교체는 총리 교체를 의미한다.
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은 집권 여당 총재가 총리로 선출되는 구조다. 따라서 자민당 총재 교체는 총리 교체를 의미한다.
총재 선거 방식으로는 당원 의견을 수렴하는 '기본 방식(풀스펙)'을 활용하기로 했다.
국회의원이 각각 1표를 행사하고,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를 국회의원 합계 표수로 환산해 더하는 방식이다.
현재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은 295명이므로, 당원·당우 표는 295표로 환산된다.
기본 방식은 간이 방식보다 선거 기간이 길다. 닛케이는 "총재가 임기 도중 사임할 경우 총재 선거에서 기본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총무회장은 이에 대해 "당의 부침이 걸린 선거"라며 "그만큼 당원·당우 표를 폭넓게 반영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민당이 기본 방식을 선택하면서 국회에서 새 총리를 선출하기까지는 한 달이 걸려 정치 공백이 길어질 전망이다.
신임 총리를 뽑는 임시국회 총리 지명 선거 일정은 10월 중순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가 지난해 9월 27일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고 10월 1일 총리 지명 선거가 치러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월 초순에 새 총리가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총재 선거 일정과 방식이 확정되면서 새 총재 자리를 노리는 잠룡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게 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이번 선거에 출마할 의향을 굳혔으며 금주 중 출마 의사를 표명할 방침이라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우익 성향 행보를 보여온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왔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밀려 패한 바 있다.
또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자민당만으로는 국회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야당과 함께 고물가 대책 등을 포함해 정치를 운용할 수 있는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며 "국민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민당이 일치단결하지 않으면 야당과 마주하는 환경을 만들 수 없다"며 "일치단결하는 당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판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도 전날 입후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오는 10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역시 "이전에 (함께) 싸웠던 동료들과 잘 상담하겠다"며 출마를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