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서 반미 감정 높아져
정부는 빠른 시일내에 수감자들의 귀국절차를 밟기 위해 석방전에 전세기를 미국에 먼저 보내기로 했다.
석방될 한국 근로자들의 귀국을 위한 전세기가 10일 오전 11시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한다.
전세기가 미국 애틀랜타로 도착하면 한미 외교 당국간 조율이 마무리되는 즉시 구금에서 풀린 우리 국민들을 태우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억류된 우리 국민들은 이르면 오는 10일(현지시간) 수용시설에서 나와 공항으로 이동해 전세기에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이민 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175명은 한국인이 아닌 타 국적 직원들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해 마크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등과 회동을 갖고 수감된 우리 국민들의 합리적 출국 절차를 요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B1 비자를 취득한 기업인은 미국 단기 파견중 공장 셋업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비자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미국과 최우선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이번에 단속 대상이 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B1 비자로 장비 설치·공장 시운전 지원 등이 가능하다고 주한미국대사관으로부터 유권해석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단속에 나선 기관들은 B1 비자 소지자도 체포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건은 한미 동맹 신뢰에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며 "외교 교섭을 통해 한국인 귀환 과정에서 불이익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미국 국토안보부(DHS)의 크리스티 놈 장관이 구금된 조지아공장 한국인 직원들이 "추방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히면서 불이익이 우려되고 있다.
강제출국시 미국 비자 재발급이 어려워 사실상 미국 입국이 어렵게 된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여전히 구금된 한국 직원들을 자진 출국 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구금된 직원들이 자진 출국할 경우 '5년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사라진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한 반미 감정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10명 중 6명이 한국인 구금 사태 때문에 미 정부에 실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나왔다. 쇠사슬에 손발이 묶여 구금되는 우리 국민들의 모습이 공개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지난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8명을 대상으로 '미국의 이민자 단속 관련 조치'를 물은 결과 59.2%가 '지나친 조치로 미국 정부에 실망했다'고 답했다. 전체의 30.7%는 '불가피한 조치로 미국 정부를 이해한다'고 답했으며, '잘 모르겠다'고 한 응답자는 10.2%였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과 중도층에서 '실망했다'는 응답이 각각 73.7%, 65.4%로 높았다. 반면 보수층은 53.9%가 '이해한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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