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것"
[파이낸셜뉴스] 자칭 '영원한 딴따라' 박진영(53)은 가수이자 제작자로, 30여 년간 한국 대중음악계를 이끌어온 주역이다. 9일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임명된 그는 약 700곡을 만들며 히트곡 제조기이자 글로벌 K팝 개척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여름 자신의 시그니처 의상인 비닐 바지를 입고 '워터밤 서울 2025'에 출연한 그는 여전히 JYP의 창의성 총괄 책임자 겸 대표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1992년 그룹 ‘박진영과 신세대’로 데뷔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94년 첫 솔로 앨범 '블루 시티'의 타이틀곡 ‘날 떠나지마’로 이름을 알렸다. ‘허니’ ‘난 여자가 있는데’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고, 감각적인 가사, 도발적인 안무, ‘비닐옷’으로 상징되는 파격적인 스타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997년 JYP 전신인 태홍기획을 설립하고 진주, god, 량현량하, 원투, 별, 노을 등을 발굴했다. 2001년 JYP로 사명을 변경했고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가 성공하며 급부상했다. '원더걸스' '2PM' '미쓰에이' '갓세븐' 등 K팝 2세대·2.5세대 아이돌 그룹을 잇따라 성공시켰고, SM·YG엔터테인먼트과 함께 ‘3대 기획사’ 시대를 열었다.
SBS ‘K팝 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나서 ‘공기 반, 소리 반’ 같은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K팝 세계화의 선구자
박진영은 한국 대중음악의 세계 진출에도 앞장섰다. 2009년 원더걸스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켜 ‘노바디’ 영어 버전으로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시켰다.
2025년 소속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빌보드 200에서 7회 연속 1위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트와이스는 데뷔 10년 차에도 현지 스타디움 투어를 매진시키며 글로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JYP 차이나, JYP 재팬, JYP 아메리카 등을 통해 현지형 아이돌도 다수 선보였다.
한편 박진영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 직속 기구인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내정된 것과 관련해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현장에서 일하며 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정리해서 실효적인 지원이 갈 수 있게 하겠다"며 "후배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 일을 맡는다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로서는 부담스럽고 걱정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지금 K팝이 너무나도 특별한 기회를 맞이했고, 이 기회를 꼭 잘 살려야만 한다는 생각에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3년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음반사들에 우리 가수들의 홍보자료를 돌릴 때, 2009년 원더걸스가 한국 가수 처음으로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했을 때,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제 꿈은 똑같습니다. K팝이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더걸스'가 2009년 '노바디'로 K팝 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진입(76위) 당시 사진도 함께 올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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