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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킹 골치' 통신 3사, 공모채 시장 노크...통신사 물량만 1조원↑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강구귀 기자,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0 09:17

수정 2025.09.10 09:33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이동통신 3사 이미지. 뉴시스 제공.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이동통신 3사 이미지.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해킹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통신사들이 잇달아 공모채 시장에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통신 3사가 이달과 다음달 초까지 발행하는 회사채 물량만 1조원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22일 2000억원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3·5·10·20년물로 나누어 발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는 예정으로 발행 예정일은 같은 달 30일이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iM증권 등 4곳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KT의 신용등급은 국내 최고 수준의 AAA 수준이다. KT가 회사채 발행 시장에 나오는 것은 지난해 12월 2일 3000억원 발행 이후 약 9개월여 만이다. 연내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는 없다.

LG유플러스는 이달 22일 혹은 23일께 2000억원 자금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 예정일은 다음달 1일이다. 3년물과 5년물로 구간을 나누어 발행할 예정이다. 자금모집이 흥행할 경우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놨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곳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LG유플러스의 신용등급은 AA0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20일 6000억원 회사채 발행 이후 8개월 만의 또다시 공모채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연내 총 18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들 통신사는 최근 데이터 유출 등 해킹 사건이 터지면서 자금소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KT와 LG유플러스에 해킹 정황이 보인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자체 조사에서 침해사고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KISA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회사는 이후 데이터 유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T·LG유플러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ISA는 지난 7월 19일 통신 2사에 대한 해킹 정황이 있었다는 제보를 각 사에 전달했다. 앞서 미국 해킹 전문 매체 프랙(FRAC)은 지난달 8일 북한 또는 중국 배후로 추정되는 해외 해킹 조직이 우리 정부 기관과 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를 공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두 회사는 KISA로부터 “침해사고 정황이 있으니 침해사고 신고를 진행하라”는 고지를 받았으나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기업의 ‘자진 신고’가 있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관 합동조사단을 꾸려 현장 정밀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 이달 수도권 특정 지역의 KT 이용자들이 해킹으로 추정되는 범죄로 인해 소액결제 피해를 본 가운데 경찰이 진상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일 KT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무단 소액결제 사건 조사를 위해 최우혁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현장조사 등 신속한 원인 파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과기정통부 위원 2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4인, 민간 위원 6인으로 구성되며 인원 규모는 조정될 수 있다. 조사단 활동 범위는 최근 경기 광명시·서울 금천구 등을 중심으로 KT 이용자가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본 사건에 대해 해킹 등 사이버 침해 행위가 있었는지 원인분석과 방지 대책 지원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이날 31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4월 18일 유심해킹 사태 이후 첫 공모 회사채 발행이다. KT와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은 초우량지위인 AA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비금융 민간기업 가운데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를 보유한 기업은 SK텔레콤, KT, KT&G, 현대자동차, 기아 등 5곳이 전부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강구귀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