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12일 만에 G7 다자외교 무대 데뷔
日 먼저 만나 '셔틀외교' 조속복원
美 관세협상·구금사태로 갈등조짐
北中러 밀착에 李실용외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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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역대 정부에서 취임 100일간 이재명 정부처럼 숨 가쁜 외교대전을 치른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간 외교는 고비의 연속이었다.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의 외교마저 순탄치 않았다.
한미 관세협상도 아직 완전히 종결된 것이 아니다. 정부가 총력전을 펼친 결과 쌀과 쇠고기 개방은 막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한미 자동차 관세 인하(15%)는 지난 7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아직 미국 측의 행정명령 또는 공식 문서화가 이뤄지지 않아 25%의 관세가 계속 적용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자동차 관세가 기존 27.5%에서 15%로 최종 확정했다. 이로 인해 한국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일본보다 단기적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반도체 보조금 문제 역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일 외교도 급변이 예고된다. 이 대통령과 '셔틀외교'를 약속 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달 중 사임을 예고하면서 향후 한일관계의 변화가 우려된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단됐던 양국 간 '셔틀외교' 재개를 추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셔틀외교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의 갑작스러운 퇴임 발표로 효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이시바' 내각이 우익화될 경우 셔틀외교는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유력한 차기 자민당 총재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달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중국과 외교관계는 '실용외교'를 기치로 내세우면서 냉각된 한중 관계 회복을 기대 중이다. 그렇지만 중국이 베이징에서 지난 3일 열린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러시아, 북한 등과 함께 '반(反)트럼프' 진영 구축을 확고히 하면서 향후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외교가 관계자는 "복잡 다양해진 글로벌 환경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줄타기 외교마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취임하자마자 북한과 대화 재개를 추진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북문제를 주로 임기 후반에 다뤄왔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 대통령은 취임 7일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지난달 21일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1단계는 핵과 미사일에 대한 동결, 2단계는 축소, 3단계는 비핵화"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제안한 '단계적 비핵화'를 북한이 완강히 거부하면서 남북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다. 24일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토의를 직접 주재한다. 이 대통령의 숨 가쁜 외교 행보는 오는 10월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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