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세(勢) 과시는 상당했다. 기업들 간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뮌헨 메세홀에서의 '서밋', 관람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뮌헨 도심에 펼쳐진 '오픈 스페이스'에는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이 선보인 새로운 전기차들이 넘쳐났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린 독일계 브랜드들이 서밋과 오픈 스페이스에 구축한 부스는 자동차 마니아와 일반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겉으로만 보이는 화려한 부스 인테리어를 넘어 그들이 보여준 신차 라인업과 소통방식은 왜 아직 독일계 완성차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설득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두드러진 것은 중국 기업들의 활동이었다.
플라잉카와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 무인 자율주행차 등을 선보인 그들은 '혁신'을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화려하게 과시했다. 저마다 카메라를 든 유튜버들이 중국 기업들 부스를 돌면서 전시된 신형 전기차와 플라잉카를 찍어대기 바빴다.
기업명도 생소한 중국 기업이었지만 서밋 현장에서 바글바글 모인 투자자들을 앞에 두고 유럽시장 진출 계획을 자신 있게 밝히는 중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부스에 전시된 각종 무인 자율주행차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중국 직원들은 중국의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줬다. 서밋 부스에서 만난 한 중국계 무인 자율주행차 기업 관계자는 "우리는 이제 중국에서 점점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미 유럽 전역과 중동, 인도까지 진출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성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중국 기업들이 판을 뒤집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게 현장을 찾은 미디어와 기업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중국이 자동차 시장을 포함해 모빌리티 세계관을 흔들 만큼 성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장에서 본 현실은 아직은 중국의 유럽시장 '공습'이란 표현보다 중국의 '도전'이라고 설명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그 도전이 무시할 수준은 벗어났다는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법적 제한 없이 주 7일을 일하면서 연구개발에 몰두해 혁신을 이루고, 그 성과는 정당하게 받아내 성장하는 중국 기업들과 달리 빡빡한 주 52시간에 묶여 개발에 제동이 걸리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IAA 2025 현장에서도 계속 회자된다는 것은 곱씹어야 할 부분이란 지적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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