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천장 뚫은 코스피...유동성 폭발로 하반기 더 달린다" [인터뷰]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1 20:06

수정 2025.09.11 18:22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파이낸셜뉴스] "역사상 최고가 달성한 코스피, 11월까지는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더 갈 수 있습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11일 본지와 만나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연구원은 대우증권, 코리안리 등을 거쳐 iM증권에서 오랜 기간 국내 증시 전반을 분석해 온 자본시장 전문가다.

이날 코스피는 11일 3344.20에 마감하며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39.4% 급등했다. 2293.70까지 내려갔던 지난 4월9일과 비교하면 무려 43.3% 상승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유동성이다. 정부의 재정·금융정책과 맞물리면 시중에 돌아다니는 자금(유동성)이 활발해져 국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때 재정·금융 정책이란 정부가 시장에 자금을 푸는 여러 형태의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등을 포괄한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0% 가까이 코스피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이미 올해 코스피가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흐름이 예견됐다. 지난해 코스피가 하락 폭이 커진 것은 월 수출 증가율 지표가 꺾인 7월 이후였다. 작년 7월 월 수출 증가율은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다. 정부 차원에서 재정·금융정책도 나오지 않으면서 코스피 낙폭이 커졌고, 이 가운데 12월에는 비상계엄 사태까지 이어졌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 주요 수급원인 외국인 투자자가 하반기에만 23조원을 팔았다.

이 연구원은 "국내 수출 증가율이 올 1~2월 바닥을 다지고 반등한 가운데, 탄핵정국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진영을 떠나 대규모 재정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 올해 증시 반등은 당연한 결과"라며 "실제로 지난 4월 중순 이후부터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금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월 이재명 정부는 출범 2주만에 30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놨다. 여기에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골자로 한 1차 상법 개정안이 7월 초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정부가 정책을 통해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졌다. 이에 6~7월 코스피는 단 두 달 만에 20.31% 급등했다.

이 연구원은 9월 이후에도 재정·금융정책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정부가 당초 100조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었던 국민성장펀드를 150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하기로 한 점이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 연구원은 "펀드 자금은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이 75조원,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며 "첨단전략산업기금이 12월 초에 출범하는 만큼,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출범 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년 성장률을 5월 전망과 동일하게 유지한 점 역시 향후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였다고도 분석했다. 앞서 한은은 5월 금통위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성장률 하향 기조를 유지해 금리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아울러 이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유동성 확대 호재가 경기침체 우려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는 그동안의 유동성 장세를 감안해 경기침체 시그널보다는 유동성 공급의 기회로 읽혀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