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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그림자 짙어진 지역 골목상권 "소비쿠폰이 유일한 희망"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4 18:28

수정 2025.09.14 18:28

작년 자영업 폐업자 100만명 육박
지방 폐업 증가율 전국평균 웃돌아
수도권보단 지역 상권 더 큰 위기
22일 풀리는 '2차 쿠폰'에 기대감
추석대목 겹쳐 소비심리 살아날듯
단기 처방 넘어 중장기 대책 시급
폐업 그림자 짙어진 지역 골목상권 "소비쿠폰이 유일한 희망"
#. 광주광역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기성씨(59·광주소상공인연합회장)는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기대하고 있다. 소비쿠폰 사용으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10년간 자영업을 했지만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면서 "효과가 있었던 소비쿠폰이 다시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쿠폰 효과가 사라지는 이후가 걱정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버텨야 한다"면서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상점가 점포만 사용 가능한데 지방은 상황이 다르다. 사용처를 더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방 자영업자들이 '줄폐업' 위기 속에서 2차 소비쿠폰 지급과 추석 연휴를 버티기 돌파구로 삼고 있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소비쿠폰과 명절 특수를 마지막 희망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소비 진작책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자영업 구조를 개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4조7000억원 규모의 2차 소비쿠폰 지급에 나선다. 이번에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다.

여기에 상생페이백(9~11월 카드 사용 증가분 20% 환급, 월 최대 10만원·총 30만원 한도), 숙박쿠폰·스포츠쿠폰 등도 함께 추진한다. 명절을 앞두고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역대 최대 43조2000억원의 자금과 서민금융 1145억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영업자가 소비쿠폰을 기다리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92만5000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2년 연속 90만명을 넘은 셈이다. 올해 6월에도 한 달 폐업 사업자는 6만7000명에 달했다. 내수 침체 누적 탓에 자영업 위기는 심각한 것이다.

폐업 충격은 지방에서 더 컸다. 지난해 폐업자 수 증가율은 경기(5.9%), 세종(4.5%), 대전(3.7%), 강원(1.8%), 충남(1.6%) 순으로 전국 평균(1.6%)을 웃돌았다. 전체 폐업자 수는 경기(27만5000명), 서울(17만3000명)이 가장 많았지만 증가율은 지방에서 높았다.


실제 올해 1·4분기 지역내총생산(GRDP)도 대경권이 전년 대비 -0.4%를 기록하며 역성장을 보였고, 충청권은 보합, 동남권(0.5%)·호남권(0.3%)·수도권(0.2%)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한국은행 정선영 차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생계형 자영업 진입이 반복되며 산업 전반의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의 '회전문식 경쟁'이 이어져 기업 성장과 자원 재배분, 일자리 창출 기반이 제약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법인화, 직영점 확대, 협동조합 기반 사업 운영 등은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폐업 시 퇴로를 만들고, 사전적 일자리 정책으로 저부가가치 업종 진입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