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솔오페라단 ‘리골레토’ 무대로 가을 물들인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5 18:07

수정 2025.09.15 18:07

10월 31일부터 사흘간 예술의전당
伊바리톤 알베르토 가잘레 첫 내한
캐슬린 킴 등 스타 성악가 대거 출연
리골레토 포스터 솔오페라단 제공
리골레토 포스터 솔오페라단 제공

지난해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첫 내한 공연을 성황리에 선보인 솔오페라단이 올해는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린다. 특히 이탈리아 바리톤 알베르토 가잘레가 첫 내한해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인다.

'리골레토'는 빅토르 위고의 희곡 '왕은 즐긴다'를 원작으로 한 3막 오페라. 광대 리골레토가 난봉꾼 공작에게 딸을 빼앗기고 복수를 꾀하다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다. 권력과 음모, 사랑과 복수가 뒤얽히는 비극적 서사는 베르디 중기 3대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초연 이후 170여 년 동안 전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공연돼 왔다.

특히 3막의 4중창은 "내 연극에서도 네 명이 동시에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효과적일까"라며 위고의 감탄을 자아낸 일화로 유명하다.

단순한 음악적 기술을 넘어 공작의 경박함과 막달레나의 유혹, 질다의 순진함과 슬픔 그리고 리골레토의 절망과 복수심이 한꺼번에 어우러지며 음악적·감정적 고조를 안겨준다.

대표 아리아 '여자의 마음'은 베르디가 초연 전날까지도 테너에게 외부에서 부르지 말라고 당부했을 만큼 아꼈던 곡으로,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번 무대는 전통의 묵직함을 유지하면서도 회전 무대와 영상 맵핑을 결합해 시각적 몰입을 극대화한다. 연출은 제3회 대한민국 오페라 어워즈 '올해의 연출가상'을 수상한 김숙영이 맡아 인물 간 갈등과 정서를 섬세하게 파고든다.

지휘봉은 세계 유수 무대에서 활약해온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잡는다. 심도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극적 긴장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리골레토 역에는 세계 주요 극장에서 활약해온 알베르토 가잘레가 분한다. 솔오페라단의 이소영 단장은 "가잘레는 최근 몇 년간 '리골레토' 역에 가장 정통한 가수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바리톤 강형규도 같은 역을 맡아 리골레토의 절망과 부성애를 깊이 있게 그린다.

질다 역은 스타 소프라노 캐슬린 킴과 나탈리아 로만이 맡는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데뷔한 킴은 조수미에 이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대표적인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다. 나탈리아 로만은 아레나 디 베로나를 비롯해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며, 감성적이고 풍부한 해석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두 성악가는 순수와 비극이 오가는 질다를 각기 다른 매력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만토바 공작 역에는 테너 박지민과 김진훈이 캐스팅됐다. 박지민은 영국 코벤트가든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주역을 맡아온 성악가로, 매혹적이고 도발적인 공작을 선보인다.
김진훈은 유럽 주요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테너로, 탄탄한 음악적 내공을 바탕으로 공작의 매력을 펼쳐낸다.

막달레나 역은 폭넓은 레퍼토리의 메조소프라노 안나 빅토리아 피츠가 맡는다.
이외에도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과 무용수,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깊은 드라마와 웅장한 음악이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를 완성할 예정이다. 10월 31일~11월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