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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개선에 주민참여 더해… 국토 품격·지속가능성 높였다 [2025 대한민국 국토대전]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8 18:23

수정 2025.09.18 18:23

대통령상 전남 순천 저전골
구도심 골목 곳곳 화사한 정원으로…지역경제·도시활력 되살아나
국무총리상 서울 노원 수락 휴
도심 첫 자연휴양림… 교육·주거도시에서 산림·문화도시로 새도약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여섯번째)이 대통령상을 수상한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왼쪽 일곱번째), 국무총리상을 받은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왼쪽 다섯번째) 등 수상 기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여섯번째)이 대통령상을 수상한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왼쪽 일곱번째), 국무총리상을 받은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왼쪽 다섯번째) 등 수상 기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전남 순천 '정원을 품은 vita民 커뮤니티, 저전골' 도시재생 뉴딜사업 활성화 구역 전경.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 '정원을 품은 vita民 커뮤니티, 저전골' 도시재생 뉴딜사업 활성화 구역 전경. 순천시 제공
국토 공간의 품격을 높이고 창의적인 경관을 발굴·시상하는 '2025 대한민국 국토대전'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됐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이 주최하고 파이낸셜뉴스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지자체와 유관기관, 건설업계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8개 부문에서 총 24개 작품이 선정된 가운데 올해 대통령상은 전남 순천시의 '정원을 품은 비타민 커뮤니티, 저전골', 국무총리상은 서울시 노원구의 '수락 휴'가 수상했다.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작품의 공통점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서로 공감하고 뜻을 모았다는 점이다. 지자체는 서두르지 않았고,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만들어 냈다.



대통령상을 받은 순천시의 '정원을 품은 비타민 커뮤니티, 저전골'은 쇠퇴한 구도심이 어떻게 주민들의 힘으로 되살아났는지를 보여줬다. 발표자로 나선 노관규 순천시장은 "저전골은 단순히 경관을 손질하는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의 상상력과 협력이 모여 이뤄낸 성과"라고 운을 뗐다.

노 시장은 "한때 빈집과 노후 주택이 밀집해 활기를 잃었던 골목에 정원이 들어서자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고, 마을에 활력이 살아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골목 곳곳에 작은 정원이 조성되면서 주민 참여가 이어졌고, 청년주택과 마을호텔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며 도시재생이 생활 속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정원은 공동체 회복의 출발점이 됐다. 노 시장은 "정원은 꽃과 나무를 심는 공간을 넘어 주민을 이어주는 매개였다"며 "해설사와 관리인으로 나선 주민들이 일자리를 얻고 자부심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누가 정원을 관리하겠느냐는 회의도 있었지만 지금은 주민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변화된 현장을 전했다.

저전골의 가장 큰 성과는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 낸 변화라는 점이다. 노 시장은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정원을 가꾸고 운영에 참여한 덕분에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생긴 자부심이야말로 도시재생의 동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지에서 찾아오는 방문객과 교류하며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며 "정원이 단순히 꽃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재생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노원구의 '도심형 자연휴양림 수락 휴'는 도심 속 숲과 휴식을 구현한 사례다. 수락산 자락에 조성된 서울 첫 도심형 휴양림으로, 7년의 준비 끝에 완성됐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수락 휴가 노원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며 "교육·주거 도시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산림복지와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긴 준비 과정이 있었다. 오 구청장은 "도심에 휴양림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주민 설득과 예산 확보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시민들 덕분에 가능했다"고 했다. 또 "이제는 주민이 단순한 이용자가 아니라 프로그램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수락 휴의 운영철학은 '지속가능성'이다. 오 구청장은 "장애인도, 노인도, 청년도 함께 숲길을 걸을 수 있도록 무장애 설계를 적용했다"며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지속가능한 공간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전통문화 체험, 음악 공연이 이어지며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청소년과 가족 단위를 겨냥한 프로그램 확대, 계절별 축제 기획 등 구체적인 운영 구상도 내놨다.
오 구청장은 "수락 휴가 단순한 쉼터를 넘어 새로운 지역 문화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시민들이 숲에서 휴식과 문화를 함께 누리며 노원의 이미지도 새롭게 바꿔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별취재팀 장인서 팀장 이종배 최아영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