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나는 독생녀"라 소개한 한학자 "권성동에 쇼핑백 준건 어슴푸레 기억"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9 09:21

수정 2025.09.19 09:20

한 총재 "금품 아니 이탈리아제 넥타이" 주장
특검, 1억원 관봉권에 '王'자 새겨진 사실 확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xconfind@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xconfind@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된 한학자 총재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쇼핑백을 건넨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쇼핑백 안에는 자신의 이니셜 'HJ'가 새겨진 이탈리아제 넥타이가 들어있었으며, 금품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 총재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웨스트 빌딩의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출석해 6시 40분 동안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에 대해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총재는 첫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으나, 2022년 2~3월 권 의원을 두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며 "당시 권 의원에게 쇼핑백을 준 것을 어슴푸레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권 의원에게 전달한 쇼핑백 속에는 금품이 아닌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총재의 공범으로 지목돼 구속된 권 의원 역시 구속 전 특검 조사에서 "한 총재에게 한 차례 쇼핑백을 받았으나 그 안엔 통일교 자체 제작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고 진술하며 한 총재 측 주장과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한 총재 측은 "어른이 빈손으로 보낼 수 없으니 건네는 소정의 성의 표시"라며 "세뱃돈을 줬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측에 따르면 한 총재는 통상 회의를 마치면 참석자 중 여성에게 스카프, 남성에겐 넥타이를 선물해 왔다고 한다.

반면 한때 통일교 이인자로 불리며 교단 현안 청탁 목적으로 각종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해당 쇼핑백에 "한 총재의 비밀금고에 있던 금품이 담겨있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전달한 1억 원 중 관봉권이 든 포장지에 '王' 자가 새겨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 총재는 조사 과정에서 "나는 독생녀(하나님의 유일한 직계 혈통의 딸)"라고 소개하며 통일교 교리를 설파하고, 샤넬 백과 관련된 의혹은 부인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