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혐의 유죄 판결에 의회 사면 추진
"국민이 정치인 책임 물을 권리와 의무"
"모범적 브라질 민주주의의 중요한 순간"
"국민이 정치인 책임 물을 권리와 의무"
"모범적 브라질 민주주의의 중요한 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전국 모든 26개주와 연방관구에서 브라질 국민들은 쿠데타 시도 등 5개 혐의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에 대한 사면 가능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시위는 앞서 보우소나루가 소속된 다수당 야당이 16일 하원에서 의원 체포 및 형사 소송 제기를 어렵게 하는 법안을 올린 뒤 촉발됐다.
이 법안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 등 2023년 1월 대선 패배 후 봉기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수백 명의 지지자들에게 사면을 부여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법안에 따르면, 2022년 10월 30일부터 정치 시위에 연루된 사람들이 사면될 수 있으며, 이외에도 2023년 1월 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의 정부 건물을 공격한 사건도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17일 진행된 절차 투표에서, 의원들은 찬성 311대 반대 163로 이 같은 사면 법안을 위원회 토론 없이 바로 본회의 표결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1960년대 군사독재 정권 시절 검열에 저항했던 음악계의 전설 카에타누 벨로주, 치코 부아르케, 지우베르투 지우 등이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인근에서 다시 모여 시위를 벌였다.
벨로주는 20일 브라질 언론 UOL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의원들이 자신과 동료들을 보호하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소식에 격분하고 있다"며 "쿠데타 음모자들에 대한 사면 등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 않는 대다수 국민의 심정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의 슈퍼스타 아니타도 SNS에 공유한 영상에서 "국민이 나라의 정치를 형성하는 주체"라며 "국민은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묻을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리아 시위에 참가한 교사 둘세 올리베이라 역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시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우 와그네르 모우라는 바이아주 살바도르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했다. 그는 트럭 지붕 위에서 군중에게 연설하며 "지금은 전 세계에 귀감이 되는 브라질 민주주의의 특별한 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를 둘러싼 내부 갈등의 골은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후 16일에 발표된 다타폴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는 보우소나루의 수감을 지지했지만 43%는 반대했다. 여론조사는 전국 2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오차범위는 2%p였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브라질에서 미국의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시위가 벌어졌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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