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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노비냐?' 울산고래축제 공무원 동원 '1 대 1 의전' 논란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2 17:41

수정 2025.09.22 17:40

비판 여론에 울산 남구청 '1 대 1 의전' 철회
2024 울산고래축제. 뉴시스
2024 울산고래축제.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물가 비싼 울산에서 공무원 월급으로 사는 것도 억울할 텐데 저런 일까지 시키는 인간은 뭐지? 공노비가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구나"
"일반 시민 대상이 아니고 남구청장이 초청하신 무려 귀하신 내빈들을 1 대 1로 봉사하라는 건데 뭐 공무원이 청장 시다바리냐"
■ 내빈 300명에 공무원 1명씩 담당

울산고래축제에 초청된 내빈을 상대로 공무원 300명을 투입해 '1 대 1 의전'에 나서려 했던 울산 남구가 비판 여론을 못 이기고 결국 40명만 동원하는 선에서 의전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안 해도 될 일로 문제만 키웠고 구정 운영의 미숙함만 드러낸 셈이다. 또 반복되는 공무원 의전 동원에 대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와의 관련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울산 남구는 오는 25일 울산고래축제 개막식 내빈 의전을 위해 22일 오전 실시키로 한 3차례의 직원 교육을 전격 취소했다.

대신 필수 인원 40명만 투입해 국내외 초청 인사만 안내하는 등으로 의전을 간소화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었던 '1 대 1 의전'은 없었던 일로 하고 대신 경호 업체를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울산고래축제 '1 대 1 의전'은 초청된 해외 자매도시 및 타 지자체 귀빈 100여 명뿐만 아니라 200여 명에 이르는 울산 남구지역 각종 민간·사회단체와 특정 업종 단체 관계자들까지도 의전 대상이 되면서 문제가 되었다.

특히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 새마을운동 등 관변 단체까지도 '1 대 1 의전' 대상에 포함시켜 해 논란을 키웠다.

이와 관련된 포털 기사 댓글난에는 "얼마나 귀하신 분들이 오길래 공무원을 1 대 1로 붙여주나 그 귀하신 분들 명단도 함 보자. (중략) 의전에 미친 나라다"라며 비판이 이어졌다.

■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등장한 '1 대 1 의전'

일각에서는 지역별, 동네별 직책을 맡은 관변 단체 관계자 다수가 의전 대상에 올라 있는 점에서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9개월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은 3선 구청장이다. 다만 연속이 아니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4선 도전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출마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역 정계의 한 관계자는 "울산 남구청의 1 대 1 의전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제4회 장생포 수국축제를 앞두고서도 내부에서 논란이 되었다"라며 "1~3회 수국축제 때는 '1 대 1 의전'이 없었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느닷없이 특정 단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1 대 1 의전이 생겨난 것은 의심을 받을만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 남구청 관계자는 "임시로 마련된 주차장에서 개막식 행사장까지 거리가 멀어서 담당 공무원이 자리까지 안내하는 게 전부인데 과도하게 와전된 점이 있다"라며 "고래축제 때마다 내빈에 대한 의전은 늘 있어왔고 공무원들 중 일부가 귀찮다 할 정도는 있을 수 있지만 이 정도면 해도 되겠다는 공감대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 "초청된 지역 단체 관계자들은 지역 축제를 위해서 많든 적든 기여를 하셨던 분들이고, 단체 활동을 통해서 많은 봉사를 해 오신 분들이기에 자긍심을 드리고자 초청장을 보내 드렸고 이들에게 약간의 예우를 하려고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와 이번 1 대 1 의전의 관련성은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