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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미 재무, 아르헨 지원 “통화 스와프 포함 모든 옵션 열려 있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3 04:24

수정 2025.09.23 11:33

[파이낸셜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코르도바에서 10월 중간선거 지원유세에 나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코르도바에서 10월 중간선거 지원유세에 나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부르는 극우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의 강력한” 개입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와 밀레이가 23일 뉴욕에서 회동하기 하루 전 이런 발표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재무부가 통제하는 펀드를 동원해 아르헨티나 통화나 국채를 매입하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면서 “모든 옵션”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옵션은 “통화 스와프를 통한 지원, 직접적인 통화 매입,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을 활용한 아르헨티나 정부의 미 달러 표시 국채 매입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베선트는 밝혔다.



베선트는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을 금융위기에서 구해냈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전 총재의 말을 차용해 미국은 아르헨티나 금융 시장이 붕괴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베선트는 “미국은 만약 당신이 올바른 일을 하고, 좋은 정책을 추진한다면, 당신이 미국의 가치를 따른다면...여러 일들이 균형에서 벗어날 때 우리가 기꺼이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베선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밀레이는 “베선트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조건적인 아르헨티나인들을 위한 지원에 크게 감사하다”면서 “아르헨티나인들은 2년 전 한 세기에 걸친 부패의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선택을 했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 사상을 지키려는 우리 같은 이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반드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아끼는 밀레이는 지방선거에서 패한 뒤 시장이 불안해지자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급락을 통제하고, 자산 가격 폭락세를 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선트는 밀레이와 회동하기 전에는 어떤 개입도 이뤄지지 않겠지만 밀레이 행정부를 돕는 것은 결코 ’조건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베선트는 지원에 앞서 우선 시장 상황, 자금 유출 규모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어쩌면 자본 유출이 유입으로 바뀌고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르헨티나 금융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다음 달 중순 중간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밀레이의 자유당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의석 수를 확보했고, 이 때문에 국정 동력이 상실됐다는 우려 속에 금융 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밀레이 정부 부패 스캔들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는 정부가 제시하는 환율 하한선까지 추락했고,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지난주 사흘 동안 11억달러를 시장에서 팔았다.

또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행한 달러표시 국채 가격도 폭락했다.

그러나 베선트의 개입에 힘입어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

달러 표시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은 이날 2029년 만기 국채가 0.06달러 오른 0.71달러, 2035년 만기 국채는 0.07달러 상승한 0.55달러로 뛰었다.


또 지난 두 달 사이 11% 폭락했던 페소 공식 환율은 이날 오후 19일 종가에 비해 3.7% 상승했고, 암시장에서는 4.5% 뛰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