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혼하면, 난 아빠랑 서울서 살게” 초등생 딸의 현실감각, 씁쓸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제력 없는 엄마가 커뮤니티에 남길 글
아빠 지원받고 서울권 대학 가겠다는 딸
누리꾼 "서운할 것도 없다...선택권 줘야"

/사진=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알게 된 초등학생 딸이 경제력을 이유로 ‘아빠와 살고 싶다’고 요구한 사연이 알려졌다.

이 사연은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남편과 이혼을 앞둔 A씨가 초등학교 고학년 딸에게 이 사실을 밝히자 딸이 "나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지방으로 이사 간다면 안 가고, 아빠 지원받으면서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딸은 "적어도 서울권 대학 나와서 여기서 회사 다니고 싶다. 나중에 엄마에게 놀러 갈 순 있어도 당장 함께 살지는 못할 것 같다"며 "지금 생활보다 안 좋은 환경으로 이사 가고 전학 가야 한다면 내가 왜 그걸 감수해야 하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의 말을 전한 A씨는 "친권, 양육권 포기하고 아이를 남편한테 보내야 할까 싶다. 이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경제력부터 갖춰야 할 것 같다"고 덧붙여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체로 딸의 의견이 확고한 만큼 친부가 양육하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한 누리꾼은 "저렇게 확고한 아이 데려다가 키우면 자기 앞길 막았다고 한평생 원망만 듣는다. 아빠한테 보내라.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사춘기이고 알 거 다 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책 사유는 부부 사이에만 해당하는 거고, 아이는 부모가 이혼했다고 해서 자기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인프라를 포기하면서까지 엄마와 살아야만 할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닫는 것"이라며 “애가 현실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대가 변한 것처럼 애들도 현실적이 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당장은 서운할 수 있지만 앞으로 딸도 A씨도 각자인생 생각하면 서운할 것도 없다”며 “결혼도 이혼도 딸 의사는 없으니 적어도 본인 앞날은 본인이 누구랑 살건지 선택권은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