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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억 제치고 한국행” 박준현 vs “MLB 도전” 문서준, 두 특급 유망주의 극과극 선택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5 10:32

수정 2025.09.25 10:32

장충고 투수 문서준이 25일(한국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리코에이전시 제공
장충고 투수 문서준이 25일(한국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리코에이전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 고교야구가 배출한 투수 최대어들이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장충고의 196cm 장신 우완 문서준이 메이저리그의 꿈을 쫓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50만 달러 계약에 성공했다. 반면 9월 24일 천안북일고의 초특급 에이스 박준현은 160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마다하고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박준현이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인 환영식에 참여해 선수단에 인사하고 있다.키움히어로즈 제공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박준현이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인 환영식에 참여해 선수단에 인사하고 있다.키움히어로즈 제공

이들의 선택은 단순한 입단 발표 이상의 흥미로움을 야구 팬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왜냐하면 금액만 놓고 본다면, 문서준보다 박준현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 결과 박준현에게 제시된 조건은 계약금 160만 달러에 학업 지원금 40만 달러까지 포함된 ‘총액 200만 달러(약 27억 원)’였다. 2001년 이래 한국 고교 선수 최고 대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준현은 한국 잔류를 택했다. 그 배경에는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선 복잡한 고민이 있었다. 협상을 직접 주도한 박석민 전 두산 코치는 “준현이가 미국행에 기울기도 했지만 결국 한국에서 성장하는 길을 택했다”며 “어느 쪽이 옳은지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현이가 후회를 하지 않고 있으니 아쉬움은 없다"라고 지명장에서 밝히기도 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박준현이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인 환영식에 참여해 아버지 박석민 전 두산 베어스 코치와 사진을 찍고 있다.뉴시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박준현이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인 환영식에 참여해 아버지 박석민 전 두산 베어스 코치와 사진을 찍고 있다.뉴시스

반면 문서준은 토론토행을 결심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무대에서 도전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 토론토는 문서준을 국제 시장에서 영입한 첫 한국인 선수로 기록했다. 그가 선발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구단 측의 신뢰는 확고하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두 선수의 선택은 야구팬들에게 흥미로운 대비를 안긴다. 더 많은 돈을 거부하고 한국행을 택한 박준현과, 좋은 대우를 받고 미국의 꿈을 좇은 문서준. 누가 옳았는지는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 실패와 성공의 기준은 다를지 모르지만, 두 길 모두 한국 야구사에 남을 중대한 분기점임은 분명하다.

야구는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선수 개인의 커리어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의 흐름까지 바꿀 수 있다.
문서준과 박준현, 두 특급 유망주의 갈림길은 한국 팬들에게 한동안 뜨거운 화제가 될 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