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갈라진 EU, '드론 장벽' 두고 이견
러, 나토 영공 연달아 침범…공항도 마비
러, 北 노동자 2만명 동원 의혹까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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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北 노동자 2만명 동원 의혹까지 나와
다급한 북동유럽, '드론 장벽' 촉구...서유럽은 고민 중
1일(현지시간) 유럽 현지 매체 유렉티브,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드론 위협 방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었다.
의장국이자 최근 러시아산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연일 발견되고 있는 발트해 연안국 덴마크는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우린 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 가장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을 자국이 아닌 유럽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모두 재무장해야 한다는 데 다들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드론 장벽이라는 개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매체 CNBC는 드론 장벽이 물리적인 벽이 아니라 유럽 영공을 침입하는 미확인 드론을 탐지 및 추적, 요격하는 국가간 통합 드론 방공체계라고 설명했다.
발트해 국가인 라트비아의 에비카 실리냐 총리는 "드론을 활용하면 매우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며 "3년도 필요하지 않다. 1년에서 1년 반이면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역시 "문서만으론 러시아나 벨라루스에서 오는 드론을 탐지할 수 없다. 우리에겐 행동이 필요하다"며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로부터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서유럽 국가들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드론 장벽은 단순히 돔이나 벽을 설치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며, 방위 산업 프로젝트 추진을 서둘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협을 더 잘 예측하기 위해선 첨단 경보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장거리 발사 능력, 유럽 탄도 능력, 드론 방어 시스템으로 억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드론 대응보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드론장벽 관련 질문을 회피하며 하이브리드 공격 취약성 문제에 집중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동부 측면만 바라보고 남부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효과적이지 못할 위험이 있다"며 "우린 침착하게 생각하고 도발에 반응하지 않으며,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러시아의 '마이웨이', 폭주하는 드론 공격
한편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1일 프랑스군은 지난달 덴마크 영공 드론 침범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그림자 함대' 소속 추정 유조선을 나포했다.
지난달 러시아는 서방의 대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한 드론 '도발'을 반복했다. 지난달 10일 폴란드 영공에 러시아 드론 20여대가 침입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달 13일 루마니아 흑해 인근에서도 러시아 드론이 포착됐다.
지난달 22일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 인근과 같은 달 24일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 인근에서도 드론이 발견돼 공항이 폐쇄됐다. 이어 지난달 25일 덴마크 올보르 공항 상공에서도 또 다시 드론이 발견돼 공항이 폐쇄됐다.
덴마크 도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독일 슬레스비히홀슈타인주에서도 다수의 드론이 목격됐으며, 다음날 27일에는 핀란드 발리야스쿠스키 수력발전소 상공에서 드론 침입이 확인됐다.
이후 지난달 28일에는 노르웨이 전역에서 드론이 발견돼 항공편 회항·우회가 발생했다. 이어 다음날에도 덴마크 다수 국방시설 상공에서 드론이 발견되는 등 유럽 전역에 걸쳐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침범 사례가 연일 보고됐다.
이처럼 유럽의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1일 우크라이나 군 장성은 "러시아가 군수품 생산을 위해 북한에서 약 2만명의 노동자를 데려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안드리 흐나토프 우크라이나 총참모장은 "러시아가 북한 노동력을 이용해 러시아 연방 타타르스탄 공화국에서 '게란(Geran)'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것 또한 이 전쟁에 대한 참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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