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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주 100만 관객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관객이 웃지 않을까봐 식은 땀이 나죠”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11:31

수정 2025.09.29 11:31

9월 24일 개봉, 개봉 첫주 100만 돌파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CJ ENM 제공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CJ ENM 제공

[파이낸셜뉴스] “과연 세 명을 죽일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그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개봉 첫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몰이 중이다. 리처드 스타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해고된 가장 유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위해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가족에겐 다정하지만 가부장적 책임과 남성성에 집착하는 주인공의 고군분투를, 박 감독은 세련된 미장센과 아이러니한 유머로 풀어냈다.

박 감독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서 “관객이 만수를 이해했다가 다시 도덕적 판단을 하게 되는 그 경계선을 오가는 영화였으면 했다”고 밝혔다.



‘어쩔 수가 없다’는 박 감독이 20년 전부터 준비해 온, 이른바 ‘필생의 프로젝트’다. 이병헌은 미국에서 ‘지.아이.조’ 촬영 당시 박 감독에게서 이 영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당시에는 나이가 맞지 않아 캐스팅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제작이 늦춰지면서 시나리오는 오히려 이병헌을 염두에 두고 완성했다. 이병헌도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20년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얘기해도 공감과 시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누구나 고용 불안의 공포가 있다. 감독˙배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나 결이 다르다. 해고로 계급이 추락한 한 중산층 남성이 같은 계급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만수는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되는 인터넷 시대에 계급이 떨어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인물”이라며 “구조적 원인을 보지 못한 채 좁은 시야에 갇혀 허망한 싸움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비극을 그리고 싶었다. 결국 인간 경쟁자를 제거하니 AI가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의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이 영화를 두고 “탁월하고 잔혹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이라고 평했다. 박 감독은 “기본 설정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풍자하는 것이었지만, 사회학 보고서가 아니라 영화인 만큼 연민의 정서가 중요했다”며 “사회적 이슈를 다루되 결국은 개인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또 “전작에도 웃음은 늘 있었다. 이번에는 코미디의 비중을 조금 더 높였을 뿐”이라며 “블랙코미디는 어렵다. 쓰고 촬영하면서 관객이 웃지 않을까봐 식은땀이 났다”고 전했다.

주인공 이름 유만수에 대해서는 “영어 자막으로 표기하면 ‘You(당신)’, ‘Man(남성)’이다. 남성성을 탐구하는 영화이니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며 “작중 ‘유지보수만 수차례’라는 대사는 극중 배우의 애드리브였다”고 귀띔했다.

국내외에서 거장으로 평가받지만, 박 감독의 목표는 여전히 관객과의 소통이다. 그는 “오직 관객만 생각한다.
사랑받고 이해받으며, 다음 세대까지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어쩔수가없다' 보도스틸.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보도스틸. CJ ENM 제공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CJ ENM 제공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CJ ENM 제공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CJ ENM 제공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CJ ENM 제공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