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2025 스타트업콘'에서 토크쇼
"행사 장소는 과거 카페, 투자했다 실패"
"행사 장소는 과거 카페, 투자했다 실패"
[파이낸셜뉴스] “투자도 시나리오 선택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마켓컬리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배우 이제훈이 자신의 투자 경험과 창업 과정을 공유했다. 이제훈은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피치스 도원에서 열린 ‘2025 스타트업콘’(Startup:CON)에서 ‘스타트업에서 발견한 기회와 통찰’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이제훈은 “글을 읽고 가능성을 판단한 뒤 작가와 감독을 만나 작품을 완성하듯, 사업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켓컬리를 비롯해 콜드체인과 식품 앱 회사 등에 투자한 경험을 언급하며 “성과도 있었지만 실패도 당연히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금 복합문화공간 '피치스 도원'이 된 이 공간이 예전에는 카페였다. 공간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라 잘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투자했다”며 “하지만 운영자의 역량을 간과한 것이 뼈아픈 실수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감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듯, 사업에서도 대표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투자로 이어졌다. 그는 “배우로서뿐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더 윤택하고 편안한 삶을 꿈꾸는 마음이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투자자이자 대표 "미래 불안감 있어"
자신이 설립한 매니지먼트 회사 ‘컴퍼니온’ 운영에 대해서는 “배우들의 활동에 따라 회사가 유지되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전했다.
스타트업 대표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품을 만들든 서비스를 제공하든, 왜 이 일을 하는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기를 오래 해오면서 ‘그냥 하던 대로’가 아닌, 왜 연기를 하는지 계속 되묻는다”며 “관객에게 사랑받고 감동을 주고 싶다는 초심을 지켜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갈망하는지 고민하며 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다짐을 놓지 않는다면 해내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작품 선택 "전세계 관객 공감 여부" 고려
올해 데뷔 20년차를 맞은 이제훈은 본업인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변화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먼저 OTT 시대의 변화를 현장에서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며 “요즘 극장을 찾는 횟수는 줄었지만 휴대폰, 태블릿, TV를 통한 시청 시간이 늘면서 OTT의 힘을 여실히 느낀다”며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꾸준히 발전해온 결과”라며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지 오히려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작품을 고르는 기준 역시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전 세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지, 혹은 다른 문화권이 오해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평소 뉴스를 챙겨보고 늘 사람들을 관찰한다. 최근 출연작 '협상의 기술'과 '소주 전쟁'을 예로 든 그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작품 선택에 자연스레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기획한 스타트업콘은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국내외 스타트업, 글로벌 선도기업, 투자자가 한자리에 모여 콘텐츠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스타트업 행사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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