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스타그램'된 카톡…'메신저 기능 충실' 네이트온·라인 주목
앱스토어 50~60위권 맴돌며 존재감 없던 네이트온…1위 껑충
앱스토어 50~60위권 맴돌며 존재감 없던 네이트온…1위 껑충
[파이낸셜뉴스] 카카오톡에 밀려 존재감을 보이지 않던 네이트온이나 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선 15년만의 카카오톡 대개편에 사용자 불만이 커진데 따른 일종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관측과 함께 메신저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디지털 마케팅업체 센서타워는 30일 네이트온이 지난 27일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60~70위권에 머무르던 전체 앱 순위 역시 5위까지 치솟았다.
구글 플레이에서도 네이트온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6일 라인 앱 설치 건수는 2만8783건이다. 최근 일평균 1만건 안팎인 걸 고려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날 일일 이용자 수도 57만2877명으로 전일 대비 7.52% 늘었다.
메신저에 대한 대중의 시선 확인
카카오톡 개편과 네이트온의 깜짝 부상은 그동안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원하는 메신저의 형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최근 업데이트와 함께 카카오톡 '친구' 탭을 전화번호부처럼 '가나다' 또는 'ABC' 형태로 보여주던 데서 인스타그램처럼 '피드형 인터페이스'로 변경했다.
순서대로 친구탭이 보이는 게 아니라 친구가 변경한 프로필 사진이나 프로필에 남긴 글 등의 콘텐츠를 타임라인에 맞춰 보여줬고 광고도 큼직하게 차지했다.
카카오는 단순 메신저의 기능에서 인공지능(AI)와 SNS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진화한 형태라고 홍보했지만, 사용자들은 메신저의 기능을 손실했다며 불편감을 호소했다.
"부장님 일상 알고 싶지 않다", "일하다 만난 사람의 일상까지 큼지막한 사진으로 봐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민메신저'로 불리던 카카오톡에 '쉰스타그램(쉰내 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까지 붙여지게 됐다.
대안을 모색하던 사용자들이 찾은 게 카톡처럼 메신저 기능에 충실한 네이트온인 것으로 보인다. 라인에 대한 관심도 다르지 않다.
네이트온 운영사인 네이트컴즈는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네이트 뉴스' 공식 스레드 담당자는 "네이트온을 향한 응원과 관심이 뜨거워진 이때, 직접 '네이트온 완전 정복 가이드'를 공유한다"며 "우린 묵묵히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해 왔다. 네이트, 네이트온, 네이트판 모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네이트온, 노를 더 저어라", "보안 역량 정비한다면 카카오톡 대신 쓸 의향 있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결국 메신저는 메신저
사용자들의 충성도만 믿고 개편을 추진했던 카카오톡도 예상치 못한 시장 반응에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지난 28일 카카오에 따르면 '친구' 탭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다음 주 초 공지할 예정이다. 먼저 학부모들의 비판이 컸던 숏폼 콘텐츠와 관련해 '미성년자 보호조치'를 추가하고 격자형 피드가 피로감을 준다는 의견을 반영해 상태 메시지와 생일 알림 크기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듣고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친구탭 개선 방안도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가 개선에 나설 경우 네이트온이나 라인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비슷한 사례를 통해서다. 지난 2014년 카카오톡 검열이 불거졌을 때도,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사람들은 텔레그램, 라인 등에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결국 카카오톡으로 복귀했다.
무엇보다 개인 일상부터 사회활동까지 확장된 범위에서 가족, 지인, 직장 등과 연결된 카카오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봤다.
현재 카카오톡의 이용자수는 2분기 기준 월평균 4930만명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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