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여성이 혀 통증을 단순한 구강 궤양으로 여기고 방치했다가 혀의 절반을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는 일이 일어났다.
29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하이위컴에 거주하는 그레이스 브랜드(30)는 지난 4월부터 혀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시 그녀는 이사 준비와 직장 스트레스 피로로 인해 생긴 단순 궤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그녀는 통증이 혀 오른쪽, 어금니 부분에 집중됐음에도 불구하고 거울로 직접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약사 역시 "3주 이내에 저절로 치유될 것"이라며 궤양으로 판단했다.
이후 그녀는 혀 절반을 절제하는 '반설절제술'을 받았다. 절제된 부위는 왼쪽 팔뚝의 피부를 이식해 재건했다.
이와 관련 수술은 총 1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의료진은 혹시 모를 전이 가능성을 고려해 그녀의 오른쪽 목 림프샘도 제거했다.
현재 그레이스는 회복 단계에 있다. 말하기, 삼키기, 먹기 기능 회복을 위해 6주간의 방사선 치료와 언어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그레이스는 "이제 혀를 새롭게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언어 치료를 몇 달은 더 받아야 할 것 같다"며 "진짜 혀의 절반만 갖고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낯설게 느껴진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녀는 "내 혀를 사람들이 직접 봤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를 겁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 구강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공개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구강암은 최근 10년 사이 영국 내에서 발병률이 30% 이상 증가한 질환으로 매년 약 1만800명이 새롭게 진단을 받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혀나 편도선 부위에서 시작되며 조기 발견 시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최소 5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이 오래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경고 신호로는 ▲3주 이상 치유되지 않는 궤양 ▲혀의 빨간색 또는 흰색 반점 ▲지속적인 통증 ▲귀통증 ▲턱 경직 등이 있으며 흡연과 과음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의료진은 "최근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젊은 층에서도 구강암 발병이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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