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상비약 매출 증가세
작년 추석 128%·올 설 90% 증가
美·日 소매점 많게는 수천종 취급
韓은 일반의약품의 0.2%만 허용
업계 "긴급 약품부터 추가지정을"
작년 추석 128%·올 설 90% 증가
美·日 소매점 많게는 수천종 취급
韓은 일반의약품의 0.2%만 허용
업계 "긴급 약품부터 추가지정을"
30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해 추석 연휴 6일간 안전상비약품 매출이 직전 주보다 128% 늘었다. 올해 설 연휴에도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가 지난 8월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편의점 안전상비약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약국이 문을 닫은 공휴일·심야 시간 등 긴급 상황에서 필요해서'를 꼽았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94.7%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을 확대·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국내 일반의약품 4813종 가운데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은 해열·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4개 효능군 11종뿐이다. 제도상 13종의 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지난 2022년 2종이 단종된 이후 교체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3년마다 재검토해야 할 품목 지정은 제도 시행 이후 13년간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국이 수백~수천 종의 의약품을 소매점에서 취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편의점 업계는 품목 확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심야 약국 운영에 수 십억원의 세금이 투입되지만 실제 운영 점포는 몇백 곳에 불과하다"며 "전국 5만 점포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 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화상 연고, 지사제, 인공눈물 등 긴급성을 요하는 약품의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한 점주는 "편의점 판매 상비약은 소포장·저용량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약국 운영 시간에 구매하는 분들은 거의 없다"며 "매출 차원보다는 손님들이 판매할 수 없는 상품을 편의점에서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품목 확대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만난 20대 이모씨는 "생리통 진통제는 사람마다 잘 듣는 종류가 다른데, 편의점에서는 타이레놀만 판매해 불편할 때가 많다"며 "감기약도 증상별로 종류가 확대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편의점 판매 가능 품목의 지정 권한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판매 가능한 상비약 품목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며 방향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구체화된 것은 없다"며 "소비자 편의성 이외에도 안전성과 관리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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