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난 7월 태국-캄보디아 교전 당시 다량의 무기 보내
'평화 중재자' 자처한 中, 사실상 갈등 '땔감' 제공…이제야 드러난 '두 얼굴'
'평화 중재자' 자처한 中, 사실상 갈등 '땔감' 제공…이제야 드러난 '두 얼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지난 7월 24일부터 5일간 벌어진 양국의 국지 전투에 중국 무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6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는 중국의 '윈(運)-20(Y-20)' 전략수송기가 사흘 동안 여섯차례 착륙해 로켓, 포탄, 박격포를 하역했다. 해당 무기들은 42개의 컨테이너에 실려 가까운 리암 해군기지에 보관됐다가 캄보디아 북부 국경 지역으로 옮겨졌다.
태국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캄보디아군은 7월 교전 첫날에 태국 내 4개 지역에 로켓을 발사했다. 해당 공격으로 태국의 주유소·병원·민간 주택 등이 피격 당했으며 최소 13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이에 태국 공군은 미국의 F-16 전투기 공습으로 반격했다. 양측에서는 5일 간의 교전으로 도합 40명 이상이 사망했고, 민간인 수십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중국은 이번 교전에서 휴전 중재에 나서며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부각했지만, 실상은 '무기 공급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NYT에 따르면,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은 최근 군비를 크게 늘리며 중국에 의존했다. 태국군은 관련 정보 보고서에서 "중국이 6월 21~23일 캄보디아에 러시아산 다연장로켓 발사기(BM-21) 탄약 700발과 중국제 다연장 로켓 발사기(90B·03식) 탄약, 중국산 자주포(SH-1) 포탄, 옛 소련제 대공기관총용 탄약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같이 신속한 대량 보급은 중국 고위층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태국에 거주하며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에 기고하는 앤서니 데이비스 안보 컨설턴트는 NYT에 "이 정도 수준의 신속한 보급은 분명 일상적인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지역 불안정을 키우는 이중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다국적 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의 분쟁 전문가 피터 부커트는 "우리가 본 것은 전부 중국제 로켓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이번 분쟁에서 캄보디아군이 중국 무기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우려해야 한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 민간인을 살상하는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중국의 이미지를 전혀 개선해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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