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통계연구원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언어폭력 16% 최다, 온라인 피해도 9.1%
스마트 기기 확산으로 ‘상시 괴롭힘’ 우려
스트레스·불안 늘고 자살률 2000년 이후 최고
사교육 참여율 80% 넘어.. 학교 만족도는 하락
언어폭력 16% 최다, 온라인 피해도 9.1%
스마트 기기 확산으로 ‘상시 괴롭힘’ 우려
스트레스·불안 늘고 자살률 2000년 이후 최고
사교육 참여율 80% 넘어.. 학교 만족도는 하락
[파이낸셜뉴스] 저출산·고령화로 아동·청소년 인구 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남아 있는 청소년들의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커지고 또래폭력 피해 경험률은 2년 새 16.3%에서 22.6%로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인구 감소 이재배경 청소년 증가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이 1일 발표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에 따르면 올해 아동·청소년(0~18세) 인구 비중은 전체의 13.7%다. 2000년 27.5%에서 2010년 21.7%, 2020년 15.8%로 줄었고, 2040년에는 9.6%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비율은 2017년 3.0%에서 올해 6.3%로 늘었다.
청소년의 상대적 빈곤율은 꾸준히 낮아졌다. 지난 2011년 16.4%에서 2023년 8.6%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OECD 37개국 중 12위를 기록했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해당 사회의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그 절반(50%) 이하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물질적 환경만 놓고 보면 개선됐지만 정신건강 지표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청소년 비율은 2023년 37.3%에서 2024년 42.3%로 올랐다.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9.9%로 남학생(35.2%)보다 높았다. 범불안장애 경험률도 12.6%에서 14.1%로 늘었다.
학폭 전연령 증가세...스마트기기로 '24시간 괴롭힘'노출
또래 폭력은 더욱 심각하다. 2024년 피해 경험률은 22.6%로 2년 전(16.3%)보다 6.3%포인트 급증했다.
초등학생의 피해 경험률이 지난해 31.0%로 2022년(22.1%)에 비해 크게 늘었다. 중학생도 24.4%가 또래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고등학생 피해 경험률도 11.8%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16.0%로 가장 많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의 언어 폭력도 9.1%에 달했다.
스마트 기기 확산으로 폭력이 온·오프라인 넘나들며 사실상 '24시간 괴롭힘'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률은 코로나19 시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0%대로 뛰어오르더니 지난해 37.4%까지 증가하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스트레스와 불안, 폭력이 겹치면서 극단적 선택 위험도 높아졌다.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의 물리적 환경은 개선됐으나,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비율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10만명당 3.9명으로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남성의 자살률은 2022년 3.2명에서 2023년 3.4명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2.8명에서 4.4명으로 약 1.6배 증가했다. 특히 15~18세 자살률은 6년 연속 증가해 지난 2023년 11.4명으로 치솟았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만 15세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65%(2022년 기준)로 OECD 국가 중 하위권(30위)을 차지했다. 2018년(67%)때보다도 2%포인트 낮아졌다.
네덜란드(87%), 핀란드(82%), 덴마크(81%)는 모두 80% 이상을 기록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국가로는 폴란드(64%), 칠레(62%), 영국(62%), 튀르키예(43%) 등이 있었다.
학습 환경이 변하고 있다. 공교육 학습 시간은 줄어든 반면 사교육 참여율은 80%에 달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87.7%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학교생활 만족도는 2014년 3.10점에서 2024년 2.84점으로 떨어졌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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