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보유만 하고 있으면 '결국 가격은 오른다'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법칙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것도 앞으로는 모든 지역에 적용할 수 없을 것 같다. 10년이라는 긴 세월에도 아파트 매매가가 정체되거나 떨어진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최근 10년 흐름을 보면 지역별로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서울 70.9% 올라 1위...경북은 -6.2% 기록
KB부동산 통계를 활용해 최근 10년(2015년 9월 대비 2025년 9월) 아파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희비가 확연히 드러났다.
우선 이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26.6% 상승했다. 지역별로 차이는 컸다. 서울이 10년간 70.9% 뛰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경기로 37.9%, 3위는 세종으로 33.1%, 4위는 제주로 30.4% 등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1위와 2위의 격차이다. 서울(70.9%)과 경기(37.9%) 간의 차이가 매우 컸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인천은 28.4% 상승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5년 9월 5억원대에서 올 9월에는 14억원대로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년전에는 3억원대이다. 현재는 4억8000만원이다. 10년 전에는 별 차이가 없었으나 현재는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수도권 아파트값도 10년 전에는 3억원대에 머물렀다.
10년간 아파트값이 하락하거나 사실상 정체인 곳도 적지 않았다. 하락 지역은 경북(-6.2%), 경남(-6.0%), 대구(-4.1%) 등이다, 울산·전남·충북·충남 등도 10년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집값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년 전부터 양극화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도권서도 10년간 집값 정체 지역 속출
그렇다면 세부 지역별로는 10년간 아파트값은 어떤 모습을 보여왔을까, 전국 상승률 '톱 5'을 보년 단연 강남구가 104.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송파구 역시 103.4% 아파트값이 뛰면서 100% 이상 상승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양천구, 마포구, 영등포구, 용산구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중랑구와 도봉구로 각각 38.8%, 39.8% 상승했다.
경기와 인천에서는 분당구, 성남시, 과천시 등의 순으로 아파트값이 많이 상승했다. 특히 분당구는 10년간 94.6% 뛰어 서울 상급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였다. 성남시가 81.4%, 과천시가 78.5% 등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동두천시(4.6%), 평택시(5.9%), 이천시(8.1%), 양주시(8.8%) 등은 10% 이하 오름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경남 거제시로 -34.6%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다음은 울산 동구로 -17.3%, 경북 경산시 -15.2% 등 경남 및 경북권이 차지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10년간 아파트 시장은 서울·수도권은 두 배, 지방 산업도시는 제자리로 요약할 수 있다"며 "여러 변수들이 양극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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