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정수리 탈모와 M자 탈모, 접근법 달라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4 08:00

수정 2025.10.04 08:00

정수리 탈모와 M자 탈모(헤어라인 탈모)는 진행 형태와 치료 방식, 모발 이식 수술 전략까지도 다르다. 같은 탈모라고 하지만 완전히 특화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사진: 언스플래쉬
정수리 탈모와 M자 탈모(헤어라인 탈모)는 진행 형태와 치료 방식, 모발 이식 수술 전략까지도 다르다. 같은 탈모라고 하지만 완전히 특화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사진: 언스플래쉬

[파이낸셜뉴스] 통상 탈모는 한 가지 이름(안드로겐성 탈모, AGA)으로 불리지만, 나타나는 부위와 패턴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정수리(버텍스)탈모와 헤어라인(M자 포함 전두부) 탈모의 차이는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두 탈모 유형의 차이를 제대로 알면 약의 양과 시술의 종류, 수술의 방향을 훨씬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다.

편집자 주: '탈모'라는 단어는 어쩐지 중년 남성과 어울리며 내보이기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20년간 탈모 환자를 진료한 모힐의원의 홍주형 대표원장은 탈모를 두고 '노화의 일종이며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임상 경험에 기반하여 탈모의 발현과 진행, 치료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본 홍주형 원장이 탈모에 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지난 20년 탈모 환자와 모발 이식 환자를 중점으로 진료한 모힐의원의 홍주형 대표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와 대한피부모발학회 다양한 학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탈모와 저속노화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모아시스'에 출연하는 등 탈모 지식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탈모 환자를 보며 탈모 발현의 패턴을 분석하고 원인을 찾는 등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지속하는 중이다.
지난 20년 탈모 환자와 모발 이식 환자를 중점으로 진료한 모힐의원의 홍주형 대표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와 대한피부모발학회 다양한 학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탈모와 저속노화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모아시스'에 출연하는 등 탈모 지식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탈모 환자를 보며 탈모 발현의 패턴을 분석하고 원인을 찾는 등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지속하는 중이다.

정수리 탈모와 헤어라인 탈모의 차이

헤어라인 탈모는 이마와 모발의 경계가 점차 뒤로 밀리며 헤어라인의 모양이 M자로 뚜렷해지는 것을 말한다. 다른 부위에 비해 탈모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 이마선 주변의 모낭이 남성호르몬 대사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정수리 탈모는 정수리에서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한 원형으로 나타나며 모발 사이사이로 두피가 비치는 특징을 지닌다. 탈모와 유관한 호르몬인 DHT뿐만 아니라 두피의 환경과 모발의 흐름도 영향을 준다.

헤어라인 탈모는 얼굴 프레임을 결정하는 요소로 조금만 후퇴하거나 변해도 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탈모를 빠르게 인지할 수 있지만 정수리 탈모는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탈모 속도를 늦추는 첫 번째 열쇠 탈모약, 증상에 따라 포인트가 다르다

탈모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흔히 두 가지가 있다. 먼저 탈모를 유발하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로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약물이다. 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탈모를 저지하는 전략 중 가장 장 기본에 속한다. 호르몬에 관여하는 만큼 부작용의 가능성을 체크하고 특히 임신 계획 등을 면밀히 살펴 처방한다.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함께 쓰이는 또 다른 탈모약은 '미녹시딜'이다. 미녹시딜은 두피에 직접 도포하는 외용제와 복용하는 저용량 경구용제로 사용할 수 있다. 혈관을 확장해 모발이 잘 성장하고 두께가 굵어질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수단에 속한다. 역시 생활 패턴과 부작용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약물의 형태를 고른다.

이 약물들은 각 유형의 탈모 환자들에게 다른 포인트로 처방한다. 헤어라인 탈모 환자에게는 모발 이식 수술과 약물 치료를 병행해 추후 진행되는 탈모를 늦추기 위해 사용한다. 정수리 환자에게는 장기 유지할 것을 강조한다.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기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탈모 줄기세포 치료, 메조테라피는 탈모 치료의 부스터 역할

때로 탈모 치료 방안으로 여러 시술을 추천할 때가 있다. 탈모약이 탈모 치료의 기본에, 수술이 최종 단계에 해당한다면 시술은 중간에서 탈모 치료의 속도를 높이는 부스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시술은 헤어라인 탈모와 정수리 탈모 어느 한 유형에 국한하지 않고 널리 쓰인다.

줄기세포, PRP(자가혈치료) 등을 주입하는 주사 치료는 본인의 혈액을 이용한 것으로 혈액 내의 중요 물질을 추출해 사용한다. 모낭 주변의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한 모발이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메조테라피'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마이크로니들링은 아주 미세한 침으로 두피에 채널을 만드는 시술이다. 국소 혈류를 개선해 모낭에 성장 에너지를 공급하고, 도포제가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저준위 레이저 치료는 짧은 파장의 빛에너지를 두피에 조사하는 방식이다. 모낭 주위 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탈모 치료의 최종 병기 모발 이식 수술도 다르게 접근한다

모발 이식 수술은 탈모 영향권에서 벗어난 건강한 모발, 즉 도너(후두부 모발)의 자원을 채취하여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제한적인 자원을 어느 정도의 밀도와 밸런스로 배치할지가 매우 중요하다.

헤어라인 모발 이식 수술은 자연스러운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형처럼 어색한 헤어라인을 만들 바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누가 보아도 수술한 티가 나지 않는다면 그제야 수술에 성공했다고 할만하다.

헤어라인 모발 이식을 할 때는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다. 얼굴형에 맞추어 이마선의 곡률을 잡고 템플(관자부)와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무조건 좁은 이마를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이마가 넓더라도 자신이 가진 인상과 어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헤어라인을 시작하는 부위에는 약 5mm 폭에 미세하게 불규칙적으로 모발이 자랄 수 있도록 설계한다. 잔머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정수리 모발 이식을 할 때는 소용돌이의 중심을 파악하고 환자마다 다른 회오리의 회전 방향을 잡는다. 방사형으로 디자인할지, 나선형으로 디자인할지 결정한 후 탈모가 끝나는 지점에서 기존의 모발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이식한다. 정수리에는 헤어라인보다 두꺼운 모발을 이식한다. 헤어라인처럼 잔머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탈모, 개인형 맞춤 치료가 중요한 이유

이렇듯 헤어라인 탈모와 정수리 탈모는 탈모의 진행 형태는 물론이고 약물을 처방하는 근거와 기대 효과, 수술의 설계까지 모든 지점이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탈모를 인지했을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의 경험을 절대적인 치료 방법으로 공유하는 것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탈모를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임상 사례가 많은 탈모 전문 병의원에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모발 이식 수술에 대해 더 자세히 다루어 볼 예정이다.
헤어라인 모발 이식 수술과 정수리 모발 이식 수술의 접근 방식, 흔히 할 수 있는 오해와 잘못된 선택도 꼼꼼히 체크해 환자들이 보다 검증된 정보를 기반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