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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잊은 서학개미 투심, 코인서 AI로 이동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9 18:14

수정 2025.10.09 18:13

이달 들어 고성장 테마 자금 집중
순매수 1위 팔란티어, 2위 테슬라
AI 인프라 '페르미'도 상위권에
국내 증시가 휴장한 이달초 서학개미들은 인공지능(AI)과 테슬라 등 성장주에 올라탔다.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넘어 인프라 투자로까지 관심이 확산되면서 나스닥 신규 상장주 '페르미'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8일까지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AI 또는 테슬라 관련주로 나타났다. AI·테슬라 관련 종목이 전체 순매수금액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1위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TR)로 약 1억1898만달러(약 1690억원)가 순매수됐다.

이어 테슬라 레버리지 ETF(TSLL)가 1억1017만달러(1556억원), 테슬라(TSLA)가 8858만달러(1258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AI 플랫폼주인 메타(8827만달러)와 신규 AI 인프라 기업 페르미(5912만달러)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AI와 테슬라 중심 종목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연휴 기간 일정 부분 수익을 거뒀다. 팔란티어는 미국 정부와 국방부의 AI 프로젝트 수주 확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며 4거래일간 6% 이상 상승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반도체주는 AI 서버 수요 확대 기대 속에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고, 메타플랫폼즈와 오라클 등 플랫폼형 AI 기업도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테슬라는 3·4분기 최대 판매 실적 발표 이후 단기 조정을 거쳤지만 연휴 기간 2%가량 올랐다. 시장에서는 세액공제 종료에 따른 선매 수요 이후, 저가형 전기차 출시와 자율주행 AI 플랫폼 전환이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로 평가됐다.

이번 순매수 상위권에는 나스닥에 새로 상장한 페르미도 포함됐다. AI 데이터센터와 자체 발전소를 결합한 '에너지+데이터센터 부동산투자신탁(REIT)' 모델을 내세운 기업으로,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190억달러를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AI 인프라 투자 확산의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9월과는 결이 다르다. 당시 서학개미들은 비트마인, 아이리스에너지 등 가상자산·채굴 관련 종목과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 그리고 S&P500 ETF를 고루 사들이는 분산형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AI·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고성장 테마에 자금이 집중되며, 투자심리가 '코인에서 AI로' 이동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글로벌 증시의 핵심 성장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AI 수요 확대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까지 투자 범위가 확장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산업에 대한 낙관론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며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AI와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고 있고 연준의 정책 방향 등이 앞으로 증시 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