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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 백신으로도 독감예방 충분"… 면역력 약한 어르신은 접종 서두르세요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9 19:14

수정 2025.10.09 19:13

"4가와 큰 차이 없어" WHO서도 권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진 2주 이상 소요
본격 유행전인 11월까진 접종 끝내야
"3가 백신으로도 독감예방 충분"… 면역력 약한 어르신은 접종 서두르세요
가을과 겨울이 다가오면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폐렴,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예방이 중요하다.

방역당국과 의료계는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 반드시 예방해야 하는 감염병으로,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층은 매년 접종을 빠짐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인해 항체 형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표준 용량 백신보다 고용량·고면역원성 백신이 권장되기도 한다.

2025~2026 시즌부터는 기존 4가 백신 대신 3가(Trivalent) 백신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기존 4가 백신은 인플루엔자 A형 2종류(H1N1, H3N2)와 B형 2종류(빅토리아형, 야마가타형)를 포함했지만 최근 수년간 B형 야마가타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사실상 사라졌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예방접종위원회는 불필요한 항원을 제외한 3가 백신 전환을 권고했고, 질병관리청도 이를 반영했다.

일부에서는 "4가가 더 많으니 효과가 좋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임상 연구 결과 3가와 4가 백신의 예방효과는 큰 차이가 없다.

두 백신 모두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70~90%의 발병 예방률을 보였고, 중증 진행과 사망을 막는 효과 역시 동등했다. 올해 사용되는 국산 3가 백신도 WHO와 식약처 기준을 충족했으며, 임상에서 90% 이상의 항체 형성률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환은 정책 후퇴가 아니라 바이러스 유행 양상에 맞춘 합리적 조정"이라며 "효율성을 높이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은 접종 후 항체 형성에 최소 2주 이상이 걸리므로 본격적인 유행 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계는 늦어도 11월까지 접종을 마칠 것을 권장한다.

실제로 지난해(2024~2025 절기) 독감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까지 치솟으며 최근 5년 사이 가장 심한 유행을 기록했다. 이는 유행 기준(8.6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

75세 이상은 10월 15일부터 접종이 가능하고 70~74세는 10월 20일, 65~69세는 10월 22일부터 전국 위탁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주소지와 관계없이 접종이 가능하다.
접종은 모두 내년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