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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낮추고 습도 높이는 도시숲...'녹세권' 아파트 수요몰이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0 09:00

수정 2025.10.10 08:25

주거지 선택의 주요 기준 된 '자연환경'
풍부한 녹지공간 갖춘 단지 인기
두산위브더제니스 청주 센트럴파크 투시도. 두산건설 제공
두산위브더제니스 청주 센트럴파크 투시도. 두산건설 제공
[파이낸셜뉴스] 숲과 대형공원 등 풍부한 자연환경을 품은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 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거지 인근 녹지가 삶의 질을 높이고 주거 쾌적성까지 끌어올리면서, 녹지 접근성이 아파트 가치와 분양 성적을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삶의 질과 주거 가치에 자연환경이 미치는 영향력은 최근 더욱 커지고 있다. 주거지 인근에 녹지 공간이 마련된 경우 멀리 나가지 않고도 자연 속 여가 활동과 휴식을 누릴 수 있어 편의성이 높은 데다, 도심 내 녹지 공간은 도시 미세먼지와 열섬현상 등을 완화해 실제 주거 쾌적성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산림청에 따르면 도심 녹지공간 이른바 ‘도시숲’은 주변 온도를 3~7℃ 낮추고, 습도는 9∼23% 높여 도시열섬현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산업단지와 주거지 사이에 완충숲을 조성할 경우, 10년 뒤 산업단지와 주거지역의 미세먼지는 각각 32%, 4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정신적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녹지가 제공하는 이러한 효과는 인근 녹지 공간이 풍부한 단지로의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올해 1월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공원 이용 현황과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주거지 선택 시 주요 고려 사항으로 '공원, 산책로 등 주변 자연환경'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7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주거 기준인 교육환경(60%)과 미래가치(65%)보다도 높은 수치로 자연환경이 주거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자리잡으며 주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자연환경이 우수한 단지는 매매가도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보면,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동 일원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전용면적 84㎡는 올해 9월 2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4월 매매가(13억8000만원) 대비 5개월 만에 무려 6억2000만원이 오른 금액이다. 이 단지는 총 면적 56만552㎡ 규모의 서울어린이대공원이 가까워 공원 내 산책로, 운동·편의시설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온도 낮추고 습도 높이는 도시숲...'녹세권' 아파트 수요몰이
분양시장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1가 일원에서 분양한 '오티에르 포레'는 40가구(특별공급 제외) 1순위 모집에 2만7525명이 몰려 평균 688.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1~9월) 전국 분양 단지 중 최고 경쟁률로, 이러한 청약 흥행엔 서울숲을 비롯해 별빛정원, 뚝섬문화예술공원 등 풍부한 녹지가 도보 거리에 위치한 입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풍부한 자연환경을 갖춘 단지가 연내 분양을 앞둬 수요자 이목이 집중된다.

두산건설은 10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일원 청주 운천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두산위브더제니스 청주 센트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31층, 18개동, 전용면적 59~114㎡ 총 1618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면적 59~114㎡ 70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는 총 23만9600여㎡ 규모의 운천근린공원(계획)과 맞닿아 있고 명심산, 무심천 등도 두루 가까워 주거 쾌적성이 뛰어나다. 홈플러스, 청주의료원, 청주예술의전당, 시민체육공원 등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의 이용도 쉬우며, 단지 반경 5km 내 SK하이닉스, LG화학, LS ELECTRIC 등 대기업이 입주한 청주테크노폴리스와 청주일반산업단지가 위치해 직주근접성도 우수하다.

포스코이앤씨는 10월 경기도 오산 세교2지구 M1블록에서 ‘더샵 오산역아크시티’를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4층, 7개동, 전용면적 84~104㎡ 아파트 897가구와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90실, 연면적 약 2만5000㎡ 규모의 상업시설로 구성되며 이중 아파트 897가구를 공급한다. 오산천과 맞닿아 있어 자연 친화적인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으며, 오산맑음터공원,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 물향기수목원 등 녹지와 공원이 풍부하다. 오산시 최고 층인 44층으로 조성돼 상징성이 높으며, 세교2지구에서 지하철 1호선 오산역과 가장 가까운 입지에 위치해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특별시 동작구 사당동 일원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의 견본주택을 지난 9일(목)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5층, 11개동, 총 93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44~84㎡ 170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는 삼일공원·국립현충원·한강시민공원 등의 녹지가 인접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수도권 지하철 7호선 이수역과 4호선 총신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더블 역세권 입지를 갖췄고, 남성초, 삼일초가 단지와 맞닿아 있는 초품아 단지로 교육 환경도 우수하다.

현대건설은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사직아시아드’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10개동, 전용면적 50~121㎡, 총 106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는 바로 북측으로 쇠미산이 있고 온천공원, 사직한밭공원 등이 가까워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여기에 단지는 현대건설이 개발한 층간소음 기술인 'H 사일런트 홈'이 부산에서 최초 적용되며, 사직동 최초로 스카이라운지가 조성된다.
또 도보권에 위치한 사직초, 사직여중, 사직중, 사직고 등 학군을 비롯해 사직동 학원가 등도 가까워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