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차관은 10일 서울에서 만나 동맹 현안과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방한 중인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진행했다.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지난 2021년 7월 9차 회의가 열린 지 4년 3개월 만이다.
한미 양측은 최근 한반도 관련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처음 제기한 E.N.D. 이니셔티브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의미하는 새로운 대북 정책이다. 이 정책은 기존의 '선(先) 비핵화' 일변도의 접근에서 벗어나 상호적, 동시적 진전을 촉진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내한해 경주 APEC 행사에 참석하며,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 가능성도 그동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북미정상간 판문점 재회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미 외교차관 회담 직후 엑스(X)를 통해 한미 동맹 현대화, 경제 협력, 한미일 3자 협력, 그리고 북한에 대한 통일된 접근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 차관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미일 3국 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3국 협력을 지속적으로 구체화 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양측은 지난 달 30일 출범한 '한-미 상용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 및 주한미대사관 내 전담 데스크 설치와 B-1(단기상용) 비자 활용 안착화 등 1차 회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후속 협의 조기 개최를 통해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후커 차관은 미측이 한국측의 대미 투자의 긍정적 효과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한국 국민들이 안정적인 투자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미 차관 전략대화에 앞서 후커 정무차관과 조찬을 갖고, 지난 8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조선, 원자력, 첨단기술 등 전략적 분야에서의 협력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로 이행될 수 있도록 후커 차관이 각별히 챙겨봐줄 것을 당부했다. 후커 차관은 지난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행해 나가기 위해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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