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치킨게임을 시작한 중국에 대항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어쨌든 나는 그 자리(경주)에 있을 예정이므로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11월 1일로 정한 것이다.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중국이 지난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첨단 산업의 핵심소재로 AI,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에 주로 사용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이상, 정제 과정의 90%, 자석 제조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희토류 수출 통제는 중국의 강력한 무기다.
희토류 외에도 미국산 대두 수입 문제도 미국에는 약점이다. 대두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시 주석과 협상하겠다고 밝힌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중국이 '협상용' 이유만으로 대두를 사지 않아 우리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두 문제가 주요 논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은 약 12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했지만 올해 그 수치는 '제로(0)'에 가깝다.
반면 중국은 AI 반도체 수출 규제, 관세, 대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의 한 통상 고문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대두 문제조차 합의하지 못한다면 틱톡(TikTok), 대만, 반도체 같은 더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무역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은 반도체·AI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와 배터리 핵심 소재 수출 통제라는 '맞불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자국 군사력 약화를 노린 조치라며 철회를 반복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국가 안보를 위한 필수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헤리엇 레빈 CSIS 선임연구원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은 희토류나 대두 등 상징적 품목을 미끼로 미국의 대만·안보 정책에서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며 "큰 거래(Big Deal)는 중국에만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수는 대만 문제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넘어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하트 CSIS 연구원은 "대만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 신뢰를 훼손하고 동맹국의 결속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