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中 관세 위협’에 꺾인 美증시… 하루새 2866조 증발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2 21:12

수정 2025.10.12 21:58

美中 무역전쟁 재개 우려에
강세 이어가던 3대 지수 급락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3.6%↓
변동성 확대 속 실적시즌 개막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인공지능(AI) 등 빅테크를 앞세운 뉴욕 증시의 상승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돌연 꺾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과 관세전쟁 재개를 선언하면서 이 같은 뉴욕 증시의 '불장'을 끝장냈다. 그는 대중 관세 인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의 불필요성을 제기하며 미중 관세전쟁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 충격으로 강세장 흐름을 보이며 오르던 3대 지수가 이날 오후부터 기술주를 중심으로 모두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이 1.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 급락했고 나스닥은 3.6% 폭락했다.

테슬라가 5.1%, 엔비디아는 4.9% 폭락했고, 애플은 3.5%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이날 하루 사라진 시총은 약 2조달러(2866조원)에 달한다고 CNBC는 11일 보도했다.

■변동성지수(VIX) 32% 폭등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2% 폭등한 21.66으로 치솟아 단숨에 심리적 저항선 20을 뚫었다. 이날 3대 지수는 지난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CFRA 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CIS) 샘 스토벌의 말을 인용, 뉴욕 증시가 관세전쟁 재개와 이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 두려움으로 강세장을 끝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토벌은 "황소장(강세장)은 늙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죽는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기침체다"라고 말했다.

■실적 vs 경기침체 우려

관세전쟁 우려에 다시 빠지기 직전 "상승장을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Fear Of Missing Out)", 이른바 포모(FOMO)에 따른 과열을 우려하던 시장은 이제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침체를 걱정하게 생겼다.

'경기동향 풍향계'라는 별명이 있는 물류업체 페덱스 주가는 10일 5.2% 급락했다. 페덱스는 증시 호황 속에서도 올해 20% 넘게 급락, 투자자들의 경제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또 다른 지표는 지역은행들이다. 국제 시장 비중이 높은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과 달리 지역은행들은 각 지역 경기동향에 민감하다.

지역은행들 주가도 10일 된서리를 맞았다.
다만 증시가 3·4분기 실적시즌을 계기로 다시 상승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낙관 전망도 나온다. 뉴욕증시는 14일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들의 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4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한다.
월스트리트에서는 3·4분기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순익이 전년 동기비 18%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