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인질 738일만에 귀환… 트럼프 "나의 최대 성과"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3 18:59

수정 2025.10.13 18:59

하마스, 생존 인질 20명 전원 석방
팔 수감자들도 맞교환 절차 진행
트럼프 ‘가자 휴전 서명’ 이집트行
환호하는 이스라엘 시민들.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가 13일 20명의 생존 인질 가운데 1차로 7명을 적십자사에 인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 모여있던 이스라엘 시민들이 기쁨의 환호를 하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기습 공격으로 납치했던 인질 가운데 마지막 잔류자 20명을 738일만에 전원 석방했다. 이스라엘도 이에 조응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AFP연합뉴스
환호하는 이스라엘 시민들.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가 13일 20명의 생존 인질 가운데 1차로 7명을 적십자사에 인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 모여있던 이스라엘 시민들이 기쁨의 환호를 하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기습 공격으로 납치했던 인질 가운데 마지막 잔류자 20명을 738일만에 전원 석방했다. 이스라엘도 이에 조응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갔던 이스라엘 인질 20명에 대한 석방이 13일(현지시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완료됐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납치된 지 738일 만에 마지막 생존 인질들의 귀환이 마무리된 것이다.

하마스는 이날 앞서 풀려날 인질 명단을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오후 가자지구 내에서 20명의 인질이 순차적으로 풀려났다고 확인했다. 가자 북부에서 6명이, 나머지 14명은 중부와 남부 등 다른 지역에서 각각 석방됐다.

ICRC는 인질 이송 준비를 완료했고, 팔레스타인 수감자들도 교도소에서 버스에 탑승해 맞교환 절차를 진행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가자지구 북부 인도 지점에서 인질 여러 명이 적십자에 인계됐고, 군은 추가 인계된 인질을 모두 맞이했다"고 밝혔다. 적십자가 인질들을 이스라엘 보안군에 인도하면 군은 이들을 가족과 상봉시킨 뒤 헬리콥터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번 석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가자 평화 구상'의 1단계 합의 이행의 결과다.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 10일 인질 전원 석방을 위한 1단계 휴전 합의를 승인했다. 합의에 따라 휴전은 같은 날 정오부터 발효됐다.

이번 석방으로 생존 인질 20명이 모두 풀려났으며 향후 28명의 시신 인도 절차도 진행됐다.

이스라엘 전역은 이날 석방 소식으로 환호에 휩싸였다.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는 수많은 시민이 모여 생중계로 인질 인도 장면을 지켜봤다. 방송에서 석방자 명단이 호명되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인질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귀환 인질들을 위한 친필 편지에 "이스라엘 국민을 대표해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는 여러분을 기다렸고 이제 따뜻하게 품에 안는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석방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휴전 합의는 내가 관여한 일 중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텔아비브에 도착해 하마스에 억류됐던 인질 가족들을 만나고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그는 "이스라엘 국민에게 전할 메시지는 영원한 사랑과 평화"라며 "이 합의가 중동의 진정한 평화를 여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집트에서 열리는 중동 평화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유럽과 중동 등 20여 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는 가자 휴전 합의 서명식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국이 함께하는 이번 자리는 내 계획 아래 평화를 위한 국제적 단결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논의를 언급하며 "그때 내가 공격 지시를 내리지 않았더라면 이번 휴전은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란이 약화하면서 하마스가 타협 의지를 보였고, 그 결과 중동 국가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의의 2단계에서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 팔레스타인 민간정부 수립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양측의 불신이 여전한 만큼 본격적인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