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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노벨경제학상] "지속 경제성장 원동력은 기술혁신·개방성" 이론적 규명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3 21:50

수정 2025.10.13 22:04

모키어·아기옹·하윗 교수 등 3인
창조적 파괴후 성장 경로 밝혀내
"美·中기술리더 되는것 방관 금물"
[2025 노벨경제학상] "지속 경제성장 원동력은 기술혁신·개방성" 이론적 규명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기술의 진보와 혁신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끈다는 원리를 정립한 경제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79),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79), 필리프 아기옹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교수(69)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기술·혁신의 성장 메커니즘

이들 경제학자 3인은 신기술과 혁신, 창조적 파괴가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2세기 동안 세계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빈곤에서 벗어나 번영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 3인은 혁신이 더 큰 진보를 위한 원동력을 어떻게 제공하는지 설명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모키어 교수에 대해 "산업혁명 이전에는 과학적 설명이 부족했기에 새로운 발견과 발명을 발전시키는 것이 어려웠다"면서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지, 왜 그것이 작동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사회가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며 변화를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아기옹과 하윗 교수에 대해서는 "창조적 파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갈등을 만들어내는지, 그 갈등이 건설적인 방식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존 하슬러 노벨경제학상 위원장은 "경제성장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수상자들의 연구가 입증한다"며 "우리는 창조적 파괴의 근간이 되는 메커니즘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체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25 노벨경제학상] "지속 경제성장 원동력은 기술혁신·개방성" 이론적 규명
■개방·변화가 가른 '창조적 파괴'

모키어 교수는 네덜란드 출신의 경제사학자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럽경제사를 연구하면서 기술 진보의 경제적·지적 근원 등으로 분야를 넓혔다. 오랫동안 노벨경제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유럽사 등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어떻게 지속가능한 성장이 뉴노멀이 됐는지 과학적인 원인을 찾아 분석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키어 교수는 대표 저서인 '성장의 문화'에서도 서양에서 왜 산업혁명이 먼저 일어났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새로운 것을 배척하는 동양과 달리 서양은 혁신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문화라는 점, 개방과 과학적 합리주의, 과학기술 인재 중시 등 혁신적 문화와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이 주최한 국제컨퍼런스 참석차 지난 2017년 한국을 방문해 강연도 했다. '장기침체, 역사와 현실'을 주제로 "지식과 기술의 지속적인 혁신이 이어진다면 장기침체가 도래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기옹 교수는 프랑스, 하윗 교수는 캐나다 태생이다. 두 사람은 1992년 발표한 논문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에서 '창조적 파괴' 개념을 수학적 모델로 제시했다. 새롭고 더 나은 혁신적인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기존 제품을 판매하던,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창의적이면서 파괴적인 현상이다.

아기옹 교수는 수상 발표 후 인터뷰에서 현재 세계 경제에 대해 "미국의 보호주의 확산을 환영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성장과 혁신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기술리더가 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유럽 경제가 미국에 비해 쇠퇴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유럽)가 혁신적인 첨단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