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인질 738일만에 귀환... 트럼프 "새 중동의 역사적 새벽"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3 21:54

수정 2025.10.13 21:53

고국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인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3일(현지시간) 2년간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인 인질을 석방했다. 석방된 인질들은 적십자를 거쳐 이스라엘 군 시설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은 뒤 가족들과 재회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고국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인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3일(현지시간) 2년간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인 인질을 석방했다. 석방된 인질들은 적십자를 거쳐 이스라엘 군 시설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은 뒤 가족들과 재회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갔던 이스라엘 인질 20명에 대한 석방이 13일(현지시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완료됐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납치된 지 738일 만에 마지막 생존 인질들의 귀환이 마무리된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오후 가자지구 내에서 20명의 인질이 순차적으로 풀려났다고 확인했다. 가자 북부에서 6명이, 나머지 14명은 중부와 남부 등 다른 지역에서 각각 석방됐다. ICRC는 인질 이송 준비를 완료했고, 팔레스타인 수감자들도 교도소에서 버스에 탑승해 맞교환 절차를 진행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가자지구 북부 인도 지점에서 인질 여러 명이 적십자에 인계됐고, 군은 추가 인계된 인질을 모두 맞이했다"고 밝혔다. 적십자가 인질들을 이스라엘 보안군에 인도하면 군은 이들을 가족과 상봉시킨 뒤 헬리콥터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번 석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가자 평화구상'의 1단계 합의 이행의 결과다.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 10일 인질 전원 석방을 위한 1단계 휴전 합의를 승인했다. 합의에 따라 휴전은 같은 날 낮 12시부터 발효됐다. 이번 석방으로 생존 인질 20명이 모두 풀려났으며 향후 28명의 시신 인도 절차도 진행됐다.

이스라엘 전역은 이날 석방 소식으로 환호에 휩싸였다. 텔아비브의 '인질광장'에는 수많은 시민이 모여 생중계로 인질 인도 장면을 지켜봤다. 방송에서 석방자 명단이 호명되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인질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귀환 인질들을 위한 친필 편지에 "이스라엘 국민을 대표해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는 여러분을 기다렸고 이제 따뜻하게 품에 안는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연설문에서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새벽"이라며 "수세기 후에도 이 순간이 모든 변화의 시작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무력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다"면서 "이제 전장에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이 승리를 평화와 번영이라는 궁극적인 성과로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취재진에게 "하마스가 무장해제 계획에 따를 것"이라고 했고, 전쟁이 끝났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집트에서 열리는 중동 평화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유럽과 중동 등 20여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는 가자 휴전 합의 서명식도 진행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