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中, 충돌 직전에 무역 실무접촉...긴장 완화 서둘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4 12:57

수정 2025.10.14 12:56

中 상무부, 주말 동안 美와 실무급 대화 진행했다고 확인
美 재무부도 中과 대화중이라고 밝혀...韓에서 美中 정상회담 희망
양측 모두 무역 긴장 완화 및 대화 강조
中 "美, 위협 말고 성의 보여야"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차관이 지난달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차관이 지난달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달 2차 무역전쟁을 예고했던 미국과 중국 정부가 다시 대화를 시작하며 긴장 완화에 나섰다. 수출 제재를 선언했던 중국은 미국이 무역 협상에서 위협 대신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따르면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게시된 발언록에서 미국과 대치중이지만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차례 경제·무역 회담은 중국과 미국이 상호존중·평등협상의 기초 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음을 충분히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은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 틀 안에서 계속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어제도 실무진 회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4월부터 대규모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였으나 다음 달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은 현재 11월 10일까지 관세 부과를 부분 유예하고 있다.

미중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4차 무역협상까지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달 29일 한국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이가 틀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9.77%를 차지한 중국은 지난 9일 발표에서 오는 12월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추가 항만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2일 발표에서 미국이 "9월 중미 마드리드 회담 이래로 약 20일 동안 지속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제한 조치를 추가로 내놨다"면서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수출 통제 및 제재 대상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의 조치에 대응해 11월 1일부터 중국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0%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한국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부(USTR) 대표는 12일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대해 "우리는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으며 공개 자료를 통해 파악하자마자 전화 통화를 위해 신속하게 중국에 연락했으나 중국이 미뤘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4일 발언록에서 "희토류 등 물자 수출 통제 조치는 중국 정부가 법규에 따라 수출 통제 체계를 완비한 정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치 발표 전 중국은 양자 수출 통제 대화 메커니즘을 통해 미국에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왼쪽)이 지난 5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왼쪽)이 지난 5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중국과 갈등으로 투자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12일 소셜미디어로 긴장 완화를 시도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매우 존경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미중간에) 상당한 소통이 있었다"며 "미국과 중국의 협상 파트너 간에 다수의 실무급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상당한 수준으로 (긴장을) 완화시켰다"며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서 시진핑을 만날 것이다. 나는 그 회담 일정이 여전히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선트는 트럼프가 100% 대중국 보복관세에 대해 "11월 1일 전에는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14일 발언록에서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싸우려면 끝까지 할 것이고, 대화하려면 대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중국과 미국은 광범한 공동 이익과 광활한 협력 공간을 갖고 있고, 양국은 협력하면 모두에 이롭고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한편으론 대화하려 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제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위협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중국과 공존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대화의 성의를 내놓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