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술이 한 잔 생각나는 침체…“하이트진로, 마케팅·베트남 공장에 기대”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7 17:18

수정 2025.10.17 16:06

연중 최고치와 비교해 14.27% 하락
업황 장기 침체…3분기 실적 부진 전망
마케팅비 증가 성과, 베트남 공장 설립 기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하이트진로가 업황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외식 시장 부활이 기대됐지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늘린 마케팅 비용의 효과와, 내년 완공이 예정된 베트남 공장을 도약의 관건으로 꼽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05% 상승한 1만8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14일 2만20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찍었지만, 이날까지 14.27% 하락했다.



외식 시장은 물론 주류 시장 침체 지속이 영향을 줬다. 하이트진로의 2·4분기 매출액은 6466억원, 영업이익은 64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 5.4% 줄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내수 진작을 꿈꾸며 마케팅비용을 늘렸지만,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 분위기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3·4분기 매출액은 6806억원,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7%, 10.8% 하락하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4.0% 하회할 전망이다”라며 “어려운 업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 지출을 늘렸지만 주류 출고량 반등은 제한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소주보다 맥주 시장 침체가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5월 맥주 제품들의 출고가를 평균 2.7% 올리며 매출 반등을 노렸지만, 수요가 계속 부진하면서 매출이 감소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맥주 총수요는 전년 대비 6% 내외, 소주는 3% 내외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주류 문화 변화와 길었던 추석 명절로 해외 출국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아직 건재한 소주 부문의 높은 점유율과,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상반기 대비 마케팅 비용을 증가시켜 매출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며 이에 따른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국내 알코올 소비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장지배력을 통해 소주 매출은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베트남 공장이 해외 매출 견인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K주류’ 수출 호조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상승했다.


강 연구원은 “오는 2026년 연말 이후 베트남 공장 가동 시 해외 매출액 비중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소주는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고, 맥주는 신규 브랜드 출시 계획이 없는 만큼 과거처럼 강도 높은 시장 경쟁이 유발될 가능성은 적다”고 관측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