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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만 주면 국경도 자유롭게 왕래"...캄보디아 떠난 범죄조직,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되나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6 14:43

수정 2025.10.26 10:10



21일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에서 많은 차량이 정식 출입국 수속을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국경수비대에 한국 돈 30만원 정도를 제공하고 왕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국경 근처에서 차량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영상=독자제공
21일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에서 많은 차량이 정식 출입국 수속을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국경수비대에 한국 돈 30만원 정도를 제공하고 왕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국경 근처에서 차량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영상=독자제공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약 30만원 정도만 주면 국경이 그냥 열린다고 봐야죠."
최근 온라인 스캠 범죄가 국제적으로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캄보디아를 주요 무대로 삼던 범죄조직들이 태국, 미얀마 등 주변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태국, 미얀마 등 일부 국경의 경우 이들 범죄조직들이 국경수비대에 뇌물을 주고 정식 출입국 수속 없이 왕래를 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캄보디아발 범죄가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본지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태국과 미얀마 사이 국경의 경우 8000바트(약 32만원)만 내면 여권 확인을 비롯한 정식 출입국 수속 없이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관계자는 "21일 태국과 미얀마 국경 부근을 가보니 출입국 심사 등 정식 절차 없이 8000바트를 지불하고 트럭 등으로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었다"면서 "하루에도 수십 대의 픽업 트럭이 아무런 제재 없이 불법적으로 오가는 모습을 봤다"고 본지에 전했다.

현지에서는 최근 취업 사기를 가장한 불법 스캠 가담 모집글이 목적지로 방콕을 적극 내세우는 것도, 태국과 미얀마 국경이 취약한 점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구출된 20대 한국인도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내려 미야와디의 범죄단지로 넘겨졌다가 지난 6월 극적으로 구출된 바 있다.

미야와디는 미얀마 최대 웬치(범죄단지) 중 하나인 'KK파크'가 위치한 도시다.
카지노 시설이 많고 중국계 조직이 대규모 기업형 스캠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시아누크빌로 불린다. 지난 22일 미얀마군은 중국계가 운영하는 KK파크를 단속하자 KK파크서 도망친 중국인과 베트남인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태국 국경 게이트로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한국인들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우리 정부는 현재 구금된 인원조차 추산하지 못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