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예금 20조 빠지고 마이너스통장 늘고...부동산·주식으로 자금 이동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6 16:18

수정 2025.10.26 16:23

주요 시중은행이 새해를 맞아 가계대출 문턱을 낮춘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한도를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한다. 하나은행은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판매를 재개했고, 우리은행도 오는 23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등의 판매를 재개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4.12.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주요 시중은행이 새해를 맞아 가계대출 문턱을 낮춘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한도를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한다. 하나은행은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판매를 재개했고, 우리은행도 오는 23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등의 판매를 재개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4.12.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가고,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부동산·주식 가격 상승과 함께 투자 열기가 달아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649조5330억원으로, 지난달 말(669조7238억원)과 비교하면 20조1908억원이 감소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월말까지 약 27조원이 줄어 지난해 7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구불예금은 아직 뚜렷한 용도나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 중인 시중자금으로, 최근 유출된 예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동산이나 증시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80조625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다.

가계대출에서는 마이너스 통장 중심의 신용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잇단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을 충분히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23일 기준)은 104조5213억원으로, 지난달 말(103조879억원)보다 7134억원이 늘었다. 지난달 2711억원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지난달 말 38조7893억원에서 현재 39조3202억원으로 530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2024년 8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765조9813억원)은 이달 들어 1조8864억원이 불었다. 이 같은 속도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10월 증가 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1조1천964억원)의 두 배를 넘지만 6~8월 3조~6조원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위축된 모습이다. 주담대 증가 폭은 1조2183억원에 불과하다.

전세자금대출은 1434억원이 감소했다.
9월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5대 은행 전세자금대출이 두 달 이상 줄어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거래 자체가 줄면서 매매보다 전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었지만 9·7 대책 이후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와 심사 강화가 이어지면서 증가 폭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시장 전반적으로는 대출 속도 조절 기조가 굳어진 상황이라 완만한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