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강연 국순웅 오크트리캐피탈 전무
中 상하이·美 휴스턴 ‘금융 신흥강자’로
특구 지정·규제 선진화 사례 들여다봐야
디지털 변화 발빠르게 대응하면 기회 많아
中 상하이·美 휴스턴 ‘금융 신흥강자’로
특구 지정·규제 선진화 사례 들여다봐야
디지털 변화 발빠르게 대응하면 기회 많아
국 전무는 세계 금융중심 도시들의 사례에 비춰 부산시의 해양금융 발전 기회를 조명했다. 그는 세계 최대 글로벌 금융허브도시 홍콩의 주도권이 인근 중국 상하이로 넘어가게 된 사례와 함께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른 미국 휴스턴항 금융산업 성장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홍콩이 세계적 금융허브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자본과 외환 이동의 자유화' '초저세율과 투명한 세제' '탁월한 지리적 입지' '국제 언어 환경'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을 꼽았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수요 감소와 인접한 도시인 중국 상하이의 성장 등 이유로 기업과 외국자본 이탈, 높은 공실률 악순환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국 전무는 "상하이가 국제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미 갖춰진 세계적 금융시장 인프라, 개방을 위한 '자유무역지구' 등 정책혁신 환경, 리스크 관리와 규제 선진화 노력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파나마운하 확장 이후 미국 남부 항만도시 휴스턴의 무역금융업이 급성장한 사례를 들었다. 파나마운하를 통한 휴스턴항의 물동량 증가로 무역금융과 선박·물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고 휴스턴이 이 기회를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휴스턴은 금융의 디지털화에 적극 대응해 핀테크·디지털 금융 비중을 2015년 8%에서 올 초 15%로 약 2배 성장시키며 디지털 금융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또 세제지원 정책도 적극 혁신해 텍사스주가 휴스턴 무역특구를 지정, 관세 인하·유예 및 투자세액 공제, 투자 보조금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외국자본의 투자를 확대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중심지 홍콩, 싱가포르 등은 마치 내연차량과 같은 전통의 강자로 금융 인프라와 인재 환경 면에서 강점이 있었다"며 "부산은 반대로 새로운 전기차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 금융 인프라는 약하지만 블록체인, 핀테크라는 새 판에서 먼저 움직인다면 상하이처럼 기존 강자들을 추월할 수 있다"며 부산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다만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그는 무엇보다 '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의 두 사례에서 봤듯 환경 변화에 따라 자본은 자연스럽게 움직이지만, 바뀌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면 각종 규제완화와 지원제도가 뒷바침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 전무는 "부산 앞바다에도 '북극항로'와 '디지털 혁명'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해양 데이터와 ICT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부산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될 때"라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박소현 변옥환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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