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다카이치 만날 땐 빨간 넥타이…한국 일정엔 파란 넥타이
이 대통령 '존중과 배려'…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만날 때도 파란색
보수 온라인 커뮤니티 "트럼프도 2찍이냐"-"기분 나쁠 때 매는 색"
이 대통령 '존중과 배려'…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만날 때도 파란색
보수 온라인 커뮤니티 "트럼프도 2찍이냐"-"기분 나쁠 때 매는 색"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후 첫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26일부터 닷새간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순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광폭 행보와 함께 넥타이 색깔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외교 무대에선 펜, 복장, 식사 메뉴까지 모든 것에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금빛 넥타이와 푸른 넥타이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 모든 걸 준비했다. 평소 황금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무궁화 대훈장 제작에는 통상 금 190돈(712.5g), 은 110돈(412.5g), 루비, 자수정, 칠보 등이 사용됐다.
40년 경력의 문화재 복원 전문가 김진배씨가 한달간 제작한 금관 모형에도 상당한 양의 금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넥타이 색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기호를 반영한 황금빛이었다. 이번 회담을 위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훈민정음 문양이 담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넥타이 색깔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착륙한 ‘에어포스원’에서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주로 맸다.
다음 날인 30일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 4개월 만에 만났을 때는 빨간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한국에 오기 바로 전 일본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붉은 넥타이를 착용했다. 앞서 황궁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만날 때는 금색 넥타이를 선보였다.
존중과 배려…온라인엔 진영 간 다른 반응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하면서 이 대통령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날 때도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바 있다.
경주 APEC 정상회의 주간에 극우 보수 성향 단체가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집회를 여는 걸 감안한 배려라는 해석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 평론가는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왔을 경우 극우 단체가 이를 활용할 거라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알고 파란색 넥타이를 맨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의 힘을 빠지게 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넥타이 색깔을 두고 진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보수 진영의 온라인 커뮤니티엔 "트럼프 언제부터 파란색이었냐", "'좌빨' 트럼프, 결국 이재명이랑 합의했다" 등의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는 글들이 게시됐다.
와중에 희망섞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이 좋으면 빨간색, 기분이 안 좋으면 파란색 넥타이를 맨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진보 진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넥타이 색깔에 반색했다.
"빨간색 했다가 '2찍(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신나서 날뛰는 거 보기 싫어서 파란색으로 바꿨나"라거나 "트럼프 파란 넥타이 맸다고 극우오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국에 오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해 달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편지글을 가져와 비꼬기도 했다.
진보 진영의 유튜브 채널인 '이슈카톡'은 '트럼프 파란 넥타이~ 민주당색, 극우 오열'이라는 제목으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과 전씨의 사진을 편집해서 보여줬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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