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신용평가모형 '카뱅 스코어'
보안·상담·검색에 인공지능 탑재
보안·상담·검색에 인공지능 탑재
카카오뱅크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 컨퍼런스룸에서 '2025 카뱅 커넥트'를 열고 중저신용대출 공급 확대를 위한 대안신용평가의 구조를 공개했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자산 건전성 안정화라는 상충되는 과제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 금융이력 부족 고객(씬파일러)의 대출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총 5개의 모형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에게는 카카오뱅크스코어와 카카오뱅크트러스트스코어를 적용한다. 트러스트 스코어는 신용사면 등에 대비해 연체정보 없이 개발된 승인전략모형이다. 중신용대출 추가 승인을 담당하고 있다.
개인사업자에게는 △음식점업 △서비스업 △온라인셀러 특화 스코어가 적용된다. 금융정보에 더해 KCD(캐시노트), 신한카드, KBIZ(노란우산공제), 금융결제원 등의 대안정보를 결합해 구성했다.
조진현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은 "모임통장을 자주 확인한 사람이 신용이 더 좋았다"면서 "카카오 선물하기의 나에게 선물을 이용한 고객 수, 카카오모빌리티의 주말 택시 이용 평균 운임, 교보문고에서 외국어 도서 구매 수 등도 신용평가에 반영되는 유의미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카카오뱅크 스코어의 성능은 비금융 정보인 대안정보만으로 개발했음에도 신용평가(CB)사에 준하는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9년 통신정보를 활용한 가점 부여로 대안정보 활용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머신러닝 방식으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에 비금융 정보를 반영해 중·저신용 대출 취급을 확대했다. 2022년부터 롯데멤버스·교보문고 등 가명결합데이터 1800만건을 활용해 업계 최초의 독자적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했다.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2025년 3분기까지 약 9893억원의 중신용대출을 추가 실행했다. 기존 금융정보 중심모형으로는 대출이 거절된 고객에게 추가로 대출을 공급할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스코어’와 ‘표준 CB점수’ 상위 30% 집단을 비교한 결과, 씬파일러와 저소득자 비중이 전자에서 더 높았다. 비금융 데이터가 신용평가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카카오뱅크는 AI를 활용한 포용금융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이재욱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은 "AI가 접목되면서 기획이나 해야하는 절차 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안정성 확보를 위해 추가해야 하는 것들도 늘어가고 있지만 고객이 더 쉽고 안전하게 금융을 이용하도록 돕는 가장 유용한 도구로 AI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9월 출시한 '대화형 AI 서비스'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들어 상담 챗봇(6월), AI 금융계산기(6월), AI 검색(5월)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재욱 카카오뱅크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은 "디지털로 옮길 수 없었던 서비스들을 디지털로 옮기는 혁신의 과정에서 AI는 이를 실현케 하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향후 하나의 사용자 경험(UX) 안에서 모든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보안과 고객 상담 그리고 다양한 기능 검색을 포함해 모든 서비스에 AI를 탑재한다는 포부다.
카카오뱅크는 AI 서비스의 성능과 정확성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아직 확률적 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만큼, 기술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고객이 더 쉽고 안전하게 금융을 이용하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에게 더욱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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