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일 정상회담 직전 결정
다카이치 총리, 급유 지원 추진하려 했지만 정부 내 반대로 포기
다카이치 총리, 급유 지원 추진하려 했지만 정부 내 반대로 포기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한일 양국 정부가 방위 협력의 일환으로 사상 처음으로 자위대 기지에서 한국 공군기에 대한 급유 지원을 계획했다가 한일 정상회담 직전에 무산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일 보도했다.
급유 지원은 이달 초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서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지원 대상이던 한국 공군기가 지난달 말 독도 주변을 비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측이 급히 급유 지원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양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측의 급유 중단 방침은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첫 정상회담 직전에 결정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이후에도 이 대통령과 합의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급유 지원 실현을 강하게 추진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여론의 이해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일본 정부 내에서 강하게 제기되면서 결국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유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다.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사이에는 물자 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이 체결돼있지 않아 일본 측은 자위대법의 ‘무상 대여’ 규정을 근거로 연료 제공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블랙이글스가 독도 주변을 비행한 사실이 확인되자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항의했고 결국 급유 지원 계획을 중단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급유 지원이 실현되었다면 향후 ACSA 체결을 포함한 방위 협력 강화에 탄력을 줄 것으로 일본 측은 기대했다"며 "또한 식민지 지배의 역사적 경위로 인해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자위대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로도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매우 유감"이라며 "영토 문제에서는 양보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방문 중 안규백 국방장관과 첫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방위당국 간 정례 협의 및 인적 교류 활성화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북한의 핵개발 및 러시아-북한 간 연계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긴밀한 협력을 확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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