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주요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월 약값이 기존 1000달러(약 150만원)대에서 300달러(약 45만원) 안팎으로 대폭 낮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라이 릴리(젭바운드 제조사)와 노보 노디스크(위고비 제조사)가 미국 내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회사가 '최혜국 국가' 기준에 따라 약값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위고비 가격은 월 1350달러에서 250달러로, 젭바운드는 1080달러에서 346달러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가입자의 경우 정부 보조를 통해 본인부담금이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과 고령층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연내 새롭게 개설될 공식 웹사이트 '트럼프알엑스(TrumpRx)'를 통해 위고비와 젭바운드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두 약물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약들은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며 "내가 '뚱보 약(fat drug)'이라 부르지만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의 고약가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 인구의 4%지만 제약사 이익의 75%를 미국 소비자에게서 거둔다"며 "이는 만성적인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초 행정명령을 통해 '최혜국 약가' 정책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며 "관세 정책이 글로벌 제약사 약가 인하를 유도하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약값을 결정하는 구조다. 여기에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민간보험사의 마진이 더해지면서 약값이 다른 국가보다 훨씬 비싸게 책정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관세를 무역 협상뿐 아니라 제약사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며 약값 인하를 추진해왔다. 이에 앞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제약사들도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기로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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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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