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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부터 웨어러블까지… 출연硏, 로봇 개발 다각화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0 18:16

수정 2025.11.10 18:15

인간 두뇌 활동 휴머노이드 개발중
5년 내 공장·가정 생활서 활용 목표
10g 무게로 15㎏ 올리는 근육옷감
세계 최경량 무릎 보조로봇도 개발
열차 선로사고 예방 감지로봇 등
산업 안전 지키는 기술 개발 한창
지난 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로보월드'에 전시된 한국기계연구원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참석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 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로보월드'에 전시된 한국기계연구원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참석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생산기술연구원의 무릎 보조로봇 AirKNEE 착용 모습.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생산기술연구원의 무릎 보조로봇 AirKNEE 착용 모습.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지난 7일 '2025 스마트건설·안전·AI 엑스포'에서 소개된 '로보틱스 주거 구현을 위한 RA-BIM 최적화 기술' 전시 부스 모습. 스테이지핸즈 제공
지난 7일 '2025 스마트건설·안전·AI 엑스포'에서 소개된 '로보틱스 주거 구현을 위한 RA-BIM 최적화 기술' 전시 부스 모습. 스테이지핸즈 제공
국내 로봇 기술이 첨단화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출연연구기관들의 로봇 기술 개발도 다양해지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부터 건강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산업현장이나 생활 속 안전을 지키는 로봇과 주거환경을 구현하는 로봇까지 다방면에서 로봇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출연연의 로봇 기술은 실제 현장에 적용되면서 활용도를 높이고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데 더 가까워지고 있다.

■기술 개발로 건강하고 편안한 일상

10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 출연연들의 로봇 연구는 꾸준히 이어지면서 각 분야 연구기관의 성격에 따라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먼저 최근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로봇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신규 선정한 '세계 최상위 수준(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에도 한국기계연구원의 자율성장 AI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이 선정된 상태다.

박찬훈 기계연 자율성장 AI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장(기계연 AI로봇연구소장)은 "사람처럼 걷는 기술부터 인간과 동일한 손 전체 감각에 이어 인간과 같은 두뇌 활동 능력까지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진행중으로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존 로봇 기술들을 휴머노이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거나 신규로 개발하면서 앞으로 2년 이내에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확보하고 3년내 실증을 완료하고자 한다. 총 5년 이내에 공장이나 가정 생활 등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기계연 AI로봇연구소 첨단로봇연구센터는 근육옷감 자동직조장비를 개발해 공개하기도 했다. 근육옷감은 10g의 무게로 10~15㎏을 들어올릴 수 있어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 구동기다. 지난주 '2025로보월드'에서도 전시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세계 최초로 팔꿈치·어깨·허리 3관절을 동시에 보조하는 2kg 미만의 경량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으로 근육 사용량을 40% 이상 감소시킨 게 강점이다.

이어 세계 최경량 무릎 보조로봇도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무릎 웨어러블 로봇 'AirKNEE'로, 부품 수를 줄이고 고성능 소형 모터를 적용해 무게를 1.1㎏으로 경량화한 게 특징이다. 이 무릎·고관절 보조 로봇을 착용하면 보행 시 에너지 소모와 근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장시간 이동과 작업이 필요한 환경공무관에 웨어러블 로봇을 보급 중이라는 설명이다.

생기원 인간중심로봇연구부문 안범모 수석연구원은 "AirKNEE는 근육 활동을 줄여 보행을 비롯해 착석, 기립, 계단 및 경사로 이동 등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한다"며 "산업현장 근로자는 물론 일반 성인까지 다양한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현장·생활안전, 로봇이 지킨다

생활 속 위험을 줄이는 로봇 개발도 활발하다. 스마트 열차 검지로봇의 경우 철도 선로작업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철도 선로 유지보수 등을 위한 현장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열차 접근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경보를 발생시키는 '스마트 열차 검지 로봇 기술'을 개발한 것. 이 소형 이동로봇은 철도 선로 작업 중 최대 1㎞ 거리에서 열차 접근을 자동 인지하기 위한 센서를 자동으로 설치하고 회수한다.

철도연 관계자는 "이 기술은 레일 측면에 근접센서만 부착하면 열차 통과 여부를 감지하고, 센서가 무선으로 본체에 신호를 보내 작업자 단말기로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다"며 "작업자 단말만으로 모든 열차 접근을 검지할 수 있어 경제성과 범용성이 우수하고, 여러 선로 위치를 하나의 장치로 감시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새영테크놀로지에 기술이전돼 앞으로 철도 안전에 더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산업현장 안전을 지키는 로봇 핵심기술에서도 출연연들의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해 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AI 안전 순찰 로봇과 감독 순찰 로봇 기술은 현재 울산 소재 페인트 공장 현장에서 실증을 이어가고 있다. 연내 실증을 마무리하면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산업현장의 로봇과 달리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로봇 간 협업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사진 촬영하는 로봇과 팔 달린 로봇, 안전장치를 확인하는 고정된 폐쇄회로(CC) TV 등 다양한 에이전트 간 협업을 통해 근로자의 쓰러짐 사고나 출입 금지구역 출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거 생활에 적용되는 로봇 기술도 등장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로보틱스 주거 솔루션 브랜드 스테이지핸즈와 '로보틱스 주거 구현을 위한 RA-BIM 최적화 기술'의 결과물을 공동개발했는데, 이 기술은 공간 크기에 따라 20가지 이상의 치수 변화가 발생하는 설계 과정을 자동화했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공간 실측, 3D 모델링, 렌더링 등의 복잡한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현재 서울, 대구 등 주요 도심의 오피스텔, 호텔 거주 세대와 전시 공간에 RA-BIM 시스템을 적용해 실용성, 정확성, 사용성 등의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지원 연구원은 "RA-BIM 시스템은 맞춤형 공간 설계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생산과 시공 일정 단축, 설계 신뢰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