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선두 달리던 20대 마라토너, 80대 운전자 트럭에 치여 '뇌사'… 충북 마라톤 참극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1 06:00

수정 2025.11.11 06:4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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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0일 충북 옥천군에서 열린 충북지역 마라톤대회에서 청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A(25) 선수가 경기 도중 차량에 치여 뇌사 판정을 받는 참극이 벌어졌다. 경찰과 충북체육회 등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직후 머리와 상체에 중상을 입고 대전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연명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께 옥천군의 한 도로 구간에서 발생했다. 대회 구간은 왕복 2차로로, 한쪽 차로만 통제된 상태에서 진행됐다. 나머지 차로는 일반 차량 통행이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두 그룹을 이끌던 A씨는 경찰 순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2차로를 따라 달리던 중, 1t 포터 트럭이 1차로에서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 뒤에서 들이받으면서 변을 당했다.

운전자 B(80대)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나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 차량 앞에 다른 차량이 있었지만, 도로가 혼잡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문제는 ‘도로 통제’였다. 일반 차량이 함께 주행하는 상태에서 대회가 진행된 데다, 경찰 호위 차량이 선두를 지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막지 못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코스는 영동군에서 출발해 옥천, 보은을 거쳐 청주로 향하는 약 77.5km 구간으로, 도내 시·군 대항 형식의 마라톤대회였다. 총 300여 명이 참가했고, 사고 직후 주최 측은 대회를 즉시 중단했다.


A씨는 올해 8월 청주시청에 입단한 신예로, 각종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장거리 유망주로 평가받아왔다. 충북 체육계는 “앞날이 창창한 선수가 이런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