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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장관 “커피·바나나 가격 곧 내려간다”… 트럼프 물가대책 시동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3 00:44

수정 2025.11.13 00:43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생활필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커피, 바나나 등 수입 농산물의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공화당의 선거 패배 이후 '생활비 완화'에 정책 초점을 맞추며 서민층 체감 물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에서 "앞으로 며칠 안에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 예를 들어 커피, 바나나 등과 관련된 중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가격을 매우 빠르게 낮추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6년 상반기에는 국민들이 경제에 대해 훨씬 긍정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뉴저지, 뉴욕, 버지니아 등 주요 주지사 및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생활비 위기를 주요 의제로 삼아 승리하자, 정책 방향을 물가 안정으로 선회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높은 수입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운 측면이 있다"며 "관세 완화가 물가 안정의 첫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이후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가계에 현금 환급금을 지급하는 방안과 함께 50년 만기 초장기 모기지 제도 도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베슨트 장관은 "연소득 10만달러 미만 가구에 2000달러 환급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50년 모기지 구상은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보수 진영과 재계의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잉그래햄 앵글(The Ingraham Angle)' 인터뷰에서 "커피 수입 관세를 낮추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는 지난 10월 아시아 순방 중 처음 밝힌 발언을 공식화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커피, 바나나, 일부 과일 등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의 관세 인하를 포함한 구체 조치들이 곧 발표될 것"이라며 "생활필수품 가격 하락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하와이와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 소규모 바나나 생산을 하고 있지만, 상업적 규모는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물량을 중남미 등 저비용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내년부터 자동차 대출 이자 공제, 일부 고령층의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비과세 등 세제 완화가 시행될 예정이며, 2024년 12월 31일 이후부터 2029년 1월 1일 사이에 태어난 자녀의 부모가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를 개설하면 1000달러의 초기 예치금을 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